LG는 25일 경기도 이천의 LG인화원에서 계열사 경영진이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사장단 워크숍'을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하루 일정으로 진행된 워크숍은 구광모 ㈜LG 대표를 비롯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사업본부장 등 40여 명이 모여 최근 경영환경에 대한 분석과 회사 경쟁력 확보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지금의 LG는 세계 최고, 최초를 위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 온 결과"라며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넘어 최고, 최초의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에 기록될 역사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계열사 사장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모두가 백색가전의 한계를 말했지만 우리는 백색가전의 성장세 둔화 속에서도 5% 개선이 아닌 30% 혁신 성장을 목표로 세워 글로벌 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1등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 철수 이야기까지 있었던 배터리는 세계 최초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하며 전기차 시대의 변곡점이 됐고 한국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FDA 신약 승인을 최초로 해내며 LG뿐만 아니라 한국 신약 산업 기반을 높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워크숍 초반 LG 경영진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한 분석과 대응 방안을 토론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최근 3년 동안 LG전자가 추진한 '고객중심 경영체계 사례'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분석해 그 결과를 계열사 사장들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별로는 차별적 경쟁력을 위한 혁신 과제를 점검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고객 경험을 혁신하거나 근무 방식을 바꿔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한 사례를 살폈다. 고객 경험 혁신 과제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내부 데이터 분석 챗봇 등 일하는 방식의 혁신(LG전자) △AI 기반 제조 공정 이상 감지 및 제어 시스템(LG디스플레이) △국내 최초 난임 치료 종합 지원 앱 개발(LG화학) △세계 최초로 100%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 폴리에틸렌 식음료 포장재 개발(LG화학)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설비 통합 등 제조 공정 혁신(LG에너지솔루션) 등 40여 개 혁신 사례가 소개됐다. 경영진은 차량 내 AI 수행 비서가 주행 환경에 맞춰 차량 내부를 제어하는 모빌리티 AI 경험 공간을 체험하고 AI가 통화 내용을 요약하고 일정을 제안하는 등 AI 기반 통화 서비스를 살펴보기도 했다.
오후에는 LG가 전사적으로 진행 중인 ABC(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는지도 들여다봤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신약 후보 물질의 단백질 구조 분석에 AI를 활용해 6개월 동안 1,000개가 넘는 물질을 검증하며 신약 발굴에 속도를 냈다. 클린테크 분야에서는 AI가 고객사 맞춤형 배터리 셀 설계를 지원해 기존에 2주 이상 걸리던 작업을 단 하루로 줄였다.
한편, 올해 LG는 사장단이 모이는 협의회와 워크숍을 LG트윈타워가 아닌 계열사 사업장에서 열고 최고경영진이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구 대표를 비롯한 LG 경영진은 3월 마곡 LG사이언스파크, 5월 평택 LG전자 생산기술원에서 사장단 협의회를 열고 AI 전략과 제조 혁신을 논의했다. LG는 분기별로 계열사 사장단이 모여 경영 현안을 공유하는 사장단 협의회를 진행하고 매년 9월에는 계열사별 중장기 경영 전략을 공유하는 하루짜리 워크숍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