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질환인데도 대형병원을 찾아 진료받은 환자가 최근 5년간 매해 500만 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증환자까지 대형병원이 독식하면서 정작 중증환자는 치료 시기를 놓치는 역설적 상황이 되풀이되는 현실을 드러내는 통계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최상위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방문한 경증환자는 2019년 755만813명에서 2020년 592만9,308명, 2021년 517만9,171명, 2022년 516만4,359명, 지난해 549만6,199명으로 집계됐다. 5년 사이 약 27%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매해 500만 명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세부 질환별로 살펴보면 ‘상세불명 기원의 위장염 및 결장염’이 5년간 총 252만2,210명으로 가장 많았다. ‘기타 및 상세불명의 원발성 고혈압’이 같은 기간 225만6,091명으로 뒤를 이었고 ‘식도염을 동반한 위-식도역류병’이 176만1,909명, ‘상세불명의 급성 기관지염’이 144만2,324명,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2형 당뇨병’이 113만1,974명으로 집계됐다. 심지어 ‘급성 비인두염’, 즉 감기로 대형병원을 방문한 환자도 5년간 81만6,451명으로 상위 8번째 경증질환에 포함됐다.
연령별로는 60~69세가 대형병원을 가장 많이 방문했다. 지난해에는 110만5,530명으로 전체(549만6,199명) 대비 20%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50~59세가 96만8,679명, 70~79세가 70만9,357명이었다.
최 의원은 “대형병원들이 본연의 역할에 맞게 난도 높은 중증질환 진료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강화해 환자들이 경증질환으로 대형병원을 찾는 현상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