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金이 불러온 ‘제2의 전성기’… 리디아 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못할 게 뭐 있나”

입력
2024.09.23 15:21
23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서 23언더파 우승
시즌 3승·개인통산 22승째
올림픽 金·AIG 여자오픈 우승 이어 무서운 상승세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강한 자신감

리디아 고(뉴질랜드·하나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리디아 고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메인빌의 TPC 리버스 벤드(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하나와 버디 7개를 기록하며 9언더파 63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2위 지노 티띠꾼(태국)을 5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등극,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4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3번째 LPGA 투어 우승이자 통산 22번째 정상 등극이다.

‘제2의 전성기’라 불릴 만한 시즌이다. 8월 열린 2024 파리 올림픽이 기폭제가 됐다. 리디아 고는 파리 대회에서 금메달 획득과 동시에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헌액에 필요한 마지막 1점을 채웠다. 명예의 전당 입성에 필요한 총점수는 27점이다. 동시에 1997년 4월생인 그는 2016년 박인비(당시 27세 10개월)가 세웠던 명예의 전당 최연소 가입 기록도 깼다. 리디아 고는 또 보름 뒤 열린 AIG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등극하며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이번 대회에서는 엄청난 뒷심을 선보이며 역전 드라마를 썼다. 티띠꾼에게 2타 뒤진 단독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리디아 고는 전반에만 버디 3개로 3타를 줄이며 선두에 1타 차로 따라붙었다. 이어 10번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11번홀(파5)에선 이글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 티띠꾼이 버디와 보기를 번갈아 써내는 동안 리디아 고는 버디 3개를 추가하며 우승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리디아 고는 우승 후 가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최근의 상승세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고 전했다. 그는 "기술과 정신적인 면에서 많이 발전하고 있다. 이 부분이 자랑스럽다"며 "몇 개월 전과 비교해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 중반 어려움을 겪었고, 명예의 전당 입성도 의심했다. 하지만 최근 몇 개월 동안 동화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이제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리디아 고는 최종목표인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내 목표는 항상 커리어 그랜드슬램이었다"며 "목표 달성을 못 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리디아 고는 5대 메이저 대회 중 에비앙 챔피언십(2015년) ANA 인스퍼레이션(현 셰브론 챔피언십·2016년) AIG 여자오픈(2024년)을 석권했다. 앞으로 US 여자오픈과 KPMG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트로피를 들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다.

리디아 고는 2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출전해 한국 팬과 만날 예정이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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