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협, 문제 해결 의지 있다… 정부, 개방적으로 나와달라"

입력
2024.09.22 17:40
李, 임현택 의협 회장과 2시간 면담
한동훈 면담 이후 이틀 만에 이뤄져
향후 양측 소통 채널 마련키로 합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만나 의료 대란 문제 해결에 뜻을 같이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료 대란 해결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료계의 거부로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 대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임 회장을 비롯한 의협 지도부와 만나 2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지난 19일 한 대표가 임 회장과 만난 지 사흘 만이다. 이날 면담은 민주당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공개 면담에서 양측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선결조건에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과 의협은 협의체 구성을 위해서는 내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나 책임자 문책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의협 측은 "민주당에서 의료현장의 목소리에 공감해줘서 고맙다"고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또한 의협에서는 의대 정원 문제는 "전공의 입장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오는 24일 예정된 윤한 만찬을 계기로 협의체 구성에 물꼬가 풀린다면 "다 열어놓고 얘기하자"고도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날 면담 의제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건의안이나 탄핵소추 추진은 오르지 않았다.

아울러 양측은 의대정원 문제뿐만 아니라 의료수가, 필수 의료 인력 확보 문제, 공공·지역 의료 활성화 등 의료계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패키지에 대한 한계를 지적했고, 여기에 민주당은 "의협이 가진 고민을 적극 제기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양측은 이날 만남을 계기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통을 위해 실무 채널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 사태에 제일 다급해야 될 곳이 정부이고 또 여당인데 지금은 국민들이 가장 다급해진 것 같다"며 "의협 쪽에서도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데 정부가 좀 개방적으로 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그 얘기를 함께 나눴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비공개 자리에서 주로 의료계의 얘기를 들으면서, 변호사 시절 겪었던 의료 현실을 공유하며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