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가 이길 것' 예측하는 유권자 갈수록 증가... 해리스에 득 될까

입력
2024.09.20 15:25
해리스·트럼프 지지율 초접전이지만
'누가 이길 것 같나' 질문엔 해리스 앞서
"전례 보면 해리스가 유리하다 볼 수도"


미국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이 조지아주립대와 함께 지난 9~15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지아주(州)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각각 47%, 44%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가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오자 첫 TV 토론 이후 어수선했던 트럼프 캠프는 모처럼 반색했다. 조지아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7개 경합주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16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돼 있는 곳이다.

그러나 같은 조사에서 '누가 대선에서 이길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48%는 '해리스가 이길 것'이라고 답한 반면, 트럼프 승리를 점친 응답은 37%로 나왔다. 격차가 컸다.

최근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승자 예측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앞서는 결과가 공통적으로 나왔다. 19일 발표된 AP통신과 시카고대여론연구센터(NORC)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이길 것이라고 본 응답자의 비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를 예측한 응답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이는 지는 7월 말 조사 당시 해리스 부통령이 42% 대 56%로 오히려 크게 밀렸던 것과 반대되는 결과다. 이코노미스트와 유거브가 18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예측한 비율이 42%로 트럼프 전 대통령(32%)보다 높았다. 이 역시 7월 같은 조사(31%대 50%대)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승자 예측이 더 정확? 이유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이 같은 조사 결과들을 열거하며 "유권자들이 해리스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는 단지 예측일 뿐이지만, 일부 연구에 따르면 이는 실제로 대선이 어디로 향할지를 가늠할 좋은 척도가 된다"고 덧붙였다. 승자 예측 조사가 지지 후보 조사보다 실제 대선 결과에 가까울 수 있다는 것이다.

WP는 그 이유를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밑바닥 민심의 실제 분위기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마이크로리서치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로스칠드 등이 2012년 발표한 연구논문은 승자 예측 결과가 누구에게 투표할지에 대한 조사보다 선거 결과를 더 잘 예측한다고 분석했다. 논문 작성자들이 이전 60년간 실시된 주요 선거 여론조사를 살펴본 결과 사람들이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 후보는 81%의 비율로 선거에서 최종 승리했고, 여론조사상 선두주자는 69%의 비율로 이긴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WP는 "버락 오바마(민주당)와 밋 롬니(공화당)가 맞붙었던 2012년 대선은 선거 직전 몇 주 동안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며 "하지만 이 시기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 후보의 승리를 예상한 비율이 두자릿수 높았고, 실제로 그는 승리했다"고 전했다.

이에 비춰보면 승자 예측 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게 매체의 진단이다. 다만 2012년보다 두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