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좋지 않게 본다"… 김건희 여사 공개 행보 놓고 여당서 비판 봇물

입력
2024.09.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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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명품백 수수 의혹’ 불기소 후 광폭 행보 
친한계 “지지율 하락 원인” 홍준표 “나올 때 아냐”
야당은 “김건희 특별법 통과시킬 것” 으름장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을 두고 국민의힘에서 "국민이 좋지 않게 보는 게 사실이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다" 등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역린'인 김 여사를 철저하게 감싸던 그간 분위기와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로 폭락하면서 여권도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동훈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9일 SBS라디오에서 "우리 당원들도 만나면 ‘김 여사 좀 다니시지 말라'고까지 얘기를 하더라"고 했다. 그는 '김 여사가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원인을 제공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당원들이 왜 자꾸 구설수를 만들어 내느냐고 한다"고 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제가 파악하기로는 (김 여사 행보에) 비판적 평가가 많다"며 "대통령실에서 민의를 잘 수렴해서 영부인이 움직이는 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부쩍 늘어난 김 여사의 대외 행보에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실제 김 여사는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를 순찰하고, 15일 은평구 장애아동 거주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 대통령실도 김 여사 사진을 공개하며 대외 활동을 알렸다. 검찰로부터 '명품백 수수 의혹' 불기소 처분을 받은 뒤 공개 활동에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 김 여사는 지난 13일에는 윤 대통령과 함께 추석 인사 영상에 등장했는데, 올해 초 설 인사 영상에 불참했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진정성에 주목해 달라'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는 '김 여사를 향한 부정적 여론이 진정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 소장파인 김용태 의원은 "당원들이 ‘여사가 좀 자중했으면 좋겠다’ 이런 표현을 많이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주파수를 맞췄던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답답하더라도 지금은 나올 때가 아니다" "각종 구설수 때문에 악의적으로 본다"고 했다. 이런 내부 분위기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김 여사 관련 소식이 뜰 때마다 또 당이 엄호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 긴장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10~12일 갤럽 조사에서 각각 20%, 28%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 여사의 '대국민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호준석 대변인은 “디올백 사건에 대해 국민에 진솔하게 설명하고 그 다음에 대외 활동을 해도 늦지 않는다”고 했다. 김용태 의원도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법률적 판단은 끝났지만 정치적 판단이 남아있으니 여사로서 당당하게 입장을 전한 후 공개 행보를 하면 국민들이 더 좋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