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해냈다! 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 한국시리즈 직행

입력
2024.09.17 17:56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7년 만에 정규시즌 왕좌를 탈환했다.

KIA는 17일 SSG 랜더스에 0-2로 졌으나 같은 날 2위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에 4-8로 패하면서 매직넘버 1을 털어내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2017년 이후 7년 만의 우승이다.

KIA가 전후기리그(1982~1988년), 양대리그(1999~2000년) 시절을 제외하고 단일리그 기준으로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 건 전신 해태 타이거즈 시절을 포함해 1991년, 1993년, 1996년, 1997년, 2009년, 2017년에 이어 통산 7번째다. 2017시즌 통합 우승 이후 6년 간 가을야구에는 두 차례 밖에 진출하지 못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KIA

KIA의 2024년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올해 초 호주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김종국 전 감독이 비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중도하차한 게 첫 번째 위기였다. KIA는 지난해에도 정규리그 개막 사흘 전에 장정석 전 단장이 비위로 물러났던 탓에 2년 연속 덮친 악재로 인한 충격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KIA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이범호 타격 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승격시킨 것. 이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호랑이 기운'이 뭔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5월 초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1선발 투수로 맹활약하던 윌 크로우와 4선발 투수 이의리가 잇따라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선발진에서 이탈했다. KIA는 크로우 자리에 대체 외국인 선수인 캠 알드레드를 세우고, 이의리 자리에는 3년차 우완 투수 황동하를 불러들이며 위기를 넘겼다.

올 시즌 최대 고비는 막판 스퍼트를 앞둔 지난달 찾아왔다. 올해 KIA 마운드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온 제임스 네일이 NC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턱을 맞으며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KIA는 위기의 순간, 또 한 번 집중력을 발휘했다. 네일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11승 4패라는 기적적인 성적을 거두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아기 호랑이' 김도영, 우승 주역 중 한 명

KIA가 매번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던 데는 선수단 내 결집력도 주요했지만, 김도영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올해 데뷔 3년차인 김도영은 오른쪽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4월 말에야 1군에 합류했다. 그는 3∼4월에 KBO리그 역대 처음으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하더니 전반기에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7월에는 올해 처음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쳤고 8월 광복절에 마침내 역대 9번째로 '30홈런-30도루' 위업을 이뤘다. 지난 8일에는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2000년 박재홍(당시 현대 유니콘스)과 2015년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한 시즌에 '타율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을 다 이룬 선수가 됐다.

현재 김도영은 타격 3위(타율 0.345), 홈런 2위(37개), 타점 7위(105개), 득점 1위(134개), 도루 6위(39개), 출루율 4위(0.417), 장타율 1위(0.649), 안타 4위(177개)에 올라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된다.

한편 정규리그 종료를 열흘 이상 남기고 한국시리즈(KS) 직행을 확정한 KIA는 4주 이상 전력을 재정비한 뒤 플레이오프 승자를 상대로 1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김진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