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시간도 근무"… 해경 '39억 수당 소송' 2심도 패소

입력
2024.09.17 11:41
법원, "지휘·감독 받은 사실 증명 안돼"

업무 특성상 휴게시간에도 근무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초과근무수당 청구 소송을 제기한 해양경찰관들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8-3부(부장 신용호)는 지난달 23일 해양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공무원 100여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초과근무수당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현직 해경인 원고들은 2011년부터 7년간 총 31억 원 상당의 수당을 받지 못했다면서 이자 8억원을 더해 39억 원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범인 검거 등 위급 상황에 대응하는 업무 특성상 당직 근무나 함정 출동 당시 휴게시간을 받는다 해도 상급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기에 초과근무로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국가가 사전 초과근무명령이나 사후 결재로 실제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되는 시간에 대해서는 초과근무수당을 모두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항해당직명령부, 상황대기명령부, 출동지시서 및 근무일지 등을 토대로 매월 시간외근무시간, 야간근무시간, 휴일근무를 계산한 뒤 휴게시간 등을 제하고 시간외근무기간을 산정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자리 이탈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휴게시간 내내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설령 휴게시간 중 일부 지휘·감독을 받았다 하더라도 범위가 특정되지 않으므로 인정할 수 없다"며 "실제로 업무를 수행한 8시간을 제외한 16시간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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