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 시도범, 우크라 오가며 허풍·기행으로 악명… 오락가락 행적

입력
2024.09.17 11:30
용의자 라우스, 적극적 '우크라 지원론자'
전쟁 직후 우크라 찾아 의용병 군단 참여
"신병 수백 명 모집해오겠다" 허풍에 악명
강간 피해 여성 구한 적도… 오락가락 행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죽이려다 실패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가 앞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각종 기행을 일삼아 외국인 의용병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는 러시아 침공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크라이나 국경에 가서 죽을 용의가 있다"고 적을 만큼 우크라이나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외국인 의용병 부대 '국토방위 국제군단'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용의자인 미국인 남성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에 대해 "쓰레기(shit)와 허풍으로 가득 찬" 인물이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서 신병 수백 명을 모집해오겠다"는 허풍을 떨어 악명이 높았다는 것이다.

라우스는 우크라이나가 2022년 러시아로부터 침공을 당한 직후 창설한 국제군단에 합류하려 찾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라우스는 당시 국제군단의 모병 활동에 관여하려고 했지만 방해만 됐다는 게 당시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국제군단 측도 이날 성명에서 라우스는 "우리와 관련 혹은 연결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라우스는 지난해에는 책을 내고 자신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수도 키이우의 광장에 자원봉사 시설을 설치했지만 경찰에 의해 철거돼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책에서 라우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적의를 수 차례 드러내기도 했다.

당초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그가 반(反)트럼프로 돌아선 배경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쟁 지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엑스(X)를 통해 분노를 드러내 왔던 것이다.

하와이에서 살았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했던 그는 과거에도 종잡을 수 없는 행적을 보였다. 젊은 시절 강간범으로부터 피해 여성을 구한 영웅담으로 지역 신문에 소개된 '미담'도 있었다. 반대로 2002년에는 도로에서 단속 중이던 교통경찰과 3시간 동안 총격 대치전을 벌인 적도 있다고 한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돈키호테식(quixotic·공상가적인) 과거를 지녔다"고 짚었다.

위용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