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나란히 ‘용산역’으로 향해 호남 귀성객들을 향한 구애 작전에 나섰다. 10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전남 곡성, 영광 두 곳 군수 선거에 각각 후보를 낸 두 당이 펼치는 장외 신경전이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13일 오전 9시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을 만났다. 용산역은 주로 ‘야권 텃밭’인 호남행 기차를 타는 귀성객이 많은 곳이다. 조국 대표 등 조국혁신당 지도부도 9시 50분쯤 용산역으로 향해 귀성 인사를 했다.
같은 곳에서 낸 두 당의 메시지는 달랐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고조되는 의료대란과 고물가 등 경제 문제를 고려한 듯 ‘국민 건강·민생 회복’이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른 채 인사를 했다. 이 대표는 “상황이 매우 어렵고 불편한 점이 많지만, 가족분들을 건강하게 만나 즐거운 추석 되길 바란다”고 했다.
‘탄핵의 달을 띄우겠습니다’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른 조국혁신당은 보다 선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 대표는 “민생이 어려워 힘들고 정치 상황도 많은 분들의 분노와 실망을 일으키고 있다”며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면 저희가 해야 할 일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추석인사 후 이날 오후부터는 곡성으로 향해 재보궐 선거 지원 일정을 시작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기초단체장 재보선이 치러지는 네 곳 중 곡성과 영광, 부산 금정구 등 세 곳에서 동시에 후보를 냈다. 총선 때와 달리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된 만큼 신경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황명선 민주당 재보궐선거 지원단장(조직사무부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마치 두 번 낙선한 듯한 사실왜곡으로 김경지 후보(부산 금정구청장 후보)를 흠집 내려는 것에 대해 신속하고 정중한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전날 조 대표는 부산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후보를 두고 “전에도 두 번 도전했다가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새롭고 신선한 야당 소속 도전자가 일대 일 승부를 벌일 때 판이 뒤집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황 단장은 이어 “부도덕한 행위로 징계대상이던 민주당 후보를 이삭줍기한 데 이어 네거티브 공세까지 하는 것은 참 보기 좋지 않다”며 민주당 탈당 후 조국혁신당 영광군수 후보 공천을 받은 장현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반박에 나섰다. 김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는 선거에 두 번 도전한 게 맞다. 왜곡이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