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삼성전자, 일부 사업부 해외 직원 최대 30% 감원 계획"

입력
2024.09.12 06:49
"마케팅 직원 15%, 관리직 30% 등
글로벌 감원 계획, 3주 전부터 통보"
삼성 측 "효율화 위한 일상적 감원"


삼성전자가 일부 사업부에서 해외 직원의 최대 30%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 등 사실상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일자리가 영향을 받게 될 예정이며, 특히 인도의 경우 감원 대상이 1,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효율화를 위한 일상적 감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는 이날 해당 사안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한국에 본사를 둔 삼성전자가 전 세계 자회사에 마케팅 직원을 약 15%, 관리 직원을 최대 30% 감축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이번 감원 계획은 올해 말까지 시행될 계획이며, 미국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전역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원 대상에 포함될지, 어떤 국가와 사업부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지 등은 불분명하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최신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은 26만7,800명이다. 이 가운데 해외 근무 인력은 14만7,000명이다. 대부분은 제조 및 개발 담당이고, 영업 및 마케팅 직원은 약 2만5,100명, 행정 직원 등 관리직은 2만7,800명 정도다.

로이터는 인도 사업부의 경우 이미 최근 몇 주 동안 일부 중간급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고 전했다. 이들에게는 퇴직금 패키지도 제공되고 있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인도 사업부를 떠나야 할 총 직원은 1,0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인도 사업부가 고용하고 있는 전체 인력은 약 2만5,000명이다.


로이터는 이번 인력 구조조정이 "핵심 사업부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사업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데다 회복 속도도 경쟁사들에 비해 느리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는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또 스마트폰 사업은 애플과 중국 화웨이 등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꼬집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세계 경제가 둔화함에 따라 기술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둔화할 것에 대비해 감원을 단행했다"고 말했고, 다른 소식통은 "삼성전자가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 같은 보도에 "일부 해외 법인에서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효율화 차원의 감원"이라며 "인위적인 인력 감축이 아니며, 특정한 목표를 정해둔 것도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인력 대부분을 차지하는) 생산 인력은 대상이 아니다"라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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