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협상 기싸움?... 헤즈볼라 '250~340발 로켓' 발사, 이스라엘은 '밤샘 공격'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로 로켓 250발을 발사했다고 이스라엘방위군(IDF)이 24일(현지시간)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의 군사시설 등을 겨냥한 공격에 무인기(드론)도 대거 투입했다. 지난 9월 양측 전쟁이 본격화한 이후 최대 규모 공격이자, 전날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무차별 공습을 가한 데 따른 보복이었다. 양측이 거친 공격을 주고받는 건 미국 중재로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실제 '60일의 과도기'를 골자로 한 휴전 협상의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도 있다.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IDF는 이날 "헤즈볼라가 레바논 국경 너머로 약 250발의 로켓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대부분의 지역에 공습 경보가 울렸고, 중심 도시 텔아비브·하이파 등에도 로켓이 떨어졌다. 중동권 알자지라방송은 "이스라엘군 라디오는 '레바논에서 미사일 340기가 발사됐다'고 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헤즈볼라는 또, 대규모의 드론 부대를 쏘아 올려 텔아비브 남쪽 항구도시 아슈도드의 해군 기지를 처음 공격하는 등 군사시설 표적 공습도 감행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을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격에 따른 대응"이라고 규정했다. 전날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 중심부 주거용 건물을 '경고 없이' 폭격해 최소 29명이 사망한 데 따른 복수라는 의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해당 공습은 헤즈볼라 최고위급 지휘관 모하마드 하이다르를 살해하려던 것이었으나 결국 실패했다. 이스라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IDF는 24일 "헤즈볼라 지휘센터 등에 대한 표적 공격"이라며 레바논 상공에 전투기 등을 보냈다. 레바논 국영통신사 NNA는 25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나바티주(州) 전역을 밤새도록 폭격했고, 키암 마을에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병력 간 '격렬한 충돌'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양측의 공세 격화는 '휴전 협상 진행'이라는 외교적 흐름과 무관치 않다. 특히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휴전 협정에 응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군사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NYT가 24일 보도했다. 실제 양측의 휴전안은 타결을 눈앞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미국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60일간 과도기 △해당 기간 동안 이스라엘군은 남부에서 철수 △헤즈볼라는 레바논 리타니강 북쪽으로 이동 △레바논 정부군의 국경 근처 배치 등에 합의하려는 분위기다. 이스라엘에서도 "이스라엘이 몇 가지 쟁점을 제외한 휴전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상태"(TOI), "이스라엘이 휴전 협상을 자국에 유리한 것으로 보이도록 포장하고자 고민 중"(칸) 등의 보도가 나온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의 레바논 방문 기간 동안, 고강도 공격을 주고받은 것은 '휴전 협상 막바지 기싸움'이라는 얘기다. 다만 너무 거친 공세는 휴전 협상을 어그러뜨릴 위험도 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두고 "전쟁 종식 노력과 진행 중인 대화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