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탄소' 원전·신재생 발전 증가...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전년 대비 4.4% 감소

입력
2024.09.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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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6억2420만톤 배출… 2년 연속 감축
산업 부문, 반도체·석유화학 등서 3% 줄여
전 세계 배출량은 1.1%↑... 중국·인도 급증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4.4% 감소한 6억2,420만 톤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발표된 2022년 잠정배출량에 이어 2년 연속 줄어든 수치다.

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10일 '2023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정점을 찍었다가 2020년까지 꾸준히 감소해왔다. 그러다 2021년 코로나19 사태 완화로 경기가 회복되며 일시적으로 늘었다.

석유화학 경기 둔화, 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 영향

배출 감축을 견인한 건 지난해 대비 배출량을 7.6%(1억6,500만 톤) 줄인 전환(전기·열생산) 부문이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발전 원전과 수소·태양광·풍력·지열 등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이 각각 4.4테라와트시(TWh), 3.5TWh씩 증가했다.

산업 부문 역시 전년 대비 배출량이 3% 감소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가스저감시설이 확대되고 석유화학·시멘트 등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의 경기가 둔화된 영향이다. 건물 부문도 겨울이 따뜻해지고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돼 사용량이 적어져 배출량이 전년보다 7% 줄었다. 또 수송 부문은 주행거리 감소 및 무공해차 보급 확대로 1%, 농축수산 부문은 벼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0.1%, 폐기물 부문은 매립량의 지속적인 감소로 1.3% 등 소폭 줄었다.

전 세계 배출량 전년 대비 늘어... 감축 노력 필요

다만 지난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1.1% 늘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국제에너지기구 등 통계 정보를 분석한 결과, 중국과 인도가 각각 4.7%, 7%씩 배출량이 증가했다. 이외 주요 선진국은 감소세(미국 -4.1%, 유럽연합 -9%, 독일 -10.1%, 일본 -2.5%)를 보였다.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올해를 기점으로 한층 강화된다. 2018년 파리협정에 따라 모든 유엔 기후변화총회 당사국은 '2006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산정 지침'을 적용한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를 올해 연말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해당 통계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에 활용될 예정이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기존 1996 IPCC 지침을 2006 지침으로 개편 적용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재산정한 결과, 우리나라는 최초 산정 시점인 1990년부터 2021년까지 모든 해에 배출량이 소폭 증가했다. 신규 온실가스 등이 추가되고 에어컨 냉매의 주요소인 수소불화탄소(HFCs) 산정 종류 대상이 확대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정부는 HFCs 감축 방안 등을 마련해 11월 중 공개할 계획이다.

정은해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는 긍정적이지만 배출량을 더욱 줄이려 노력해야 한다"며 "특히 감축 속도가 더딘 부문에선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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