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창설을 앞둔 대한민국 전략사령부가 미국과 연락장교를 상호 파견해 상주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양국 핵·재래식 무기 통합 운영 체계의 발전과 북핵위협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정보 공유와 소통의 수준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더불어 한미 전략사 간 고위급 정례회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의 핵운용 지침상 중요 표적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까지 양국이 공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9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략사령부 창설추진단은 미 전략사 측과 연락장교를 상호 파견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한미 정상이 승인한 '한미 한반도 핵억제·핵작전 지침(공동지침)' 후속조치 차원으로, 향후 작전 이행과정에서의 시행착오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군은 2017년부터 미 전략사에 연락장교(LNO)를 파견해왔지만, 미국 측에서의 상주 파견은 없었다. 군 소식통은 "우리 전략사에서 연락관을 파견하는 건 합의가 이미 이뤄졌다"며 "상호 파견 및 배치에 대해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양국이 기대하는 건 '긴밀한 정보공유와 소통'이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서로 분리된 다른 조직은 작전 이행과정에서 늘 시차가 존재하기 마련"이라며 "연락관 상호 파견은 작전 이행속도를 높여주고 부족한 소통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영준 국방대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장 역시 "한미 간 긴밀한 정보공유 및 정책협의에 있어 상호 작전 통합 수행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미국의 핵 관련 정보의 높은 문턱 때문에 실질적인 정보 공유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군사안보 전문가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도 핵심 핵무기 표적과 체계, 사용될 탄두와 수량에 대해서 공유하지 않는 게 미국"이라며 "우리가 제공받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한국 전략사가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미 전략사에서 더 얻어갈 수 있는 정보가 많다"고 우려했다.
합동참모본부 산하로 이르면 다음 달 창설되는 전략사는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 스텔스 전투기 등 군의 전략자산을 통합 지휘하며 적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WMD) 공격을 억제하는 임무를 맡는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핵 조기경보 체계를 통제하는 미군 전략사의 공식 카운터파트로 미군 주요 부대와 공조해 한미 핵·재래식 통합(CNI) 발전을 논의하고 이와 연계한 훈련도 주도하게 된다. 한미 핵협의그룹(NCG)에도 이해당사자로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