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인구 절벽'에 직면한 중국 내 상당수 지역 출산율이 올해 상반기 최대 10%나 뛰었다. '용의 해에 태어난 아이가 운세가 좋다'는 속설이 출산율 깜짝 반등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8일(현지시간) "중국 인구가 2년 연속 감소한 가운데 상반기 출산율이 증가세를 보였다는 지역 당국의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산둥성 칭다오시의 올해 상반기 신생아 수는 2만2,669명으로, 전년 대비 5.93% 증가했다. 현재까지 당국에 등록된 임신부 규모까지 고려하면 올해 전체 출산율도 지난해보다 높을 것이라고 칭다오시는 기대했다.
산시성 바오지시에서도 같은 기간 3,569명의 아기가 태어나 전년 대비 10.7% 증가했고, 후베이성 톈먼시 출생아 수도 4,232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10.1% 오르며 8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이 밖에 광둥성도 지난해 대비 1.4% 증가했으며 헤이룽장성 다칭시와 네이멍구 일부 지역 출산율도 소폭 증가했다고 펑파이는 전했다. 상반기 중국 전체 통계를 두고 봐야 하겠지만, 인구 급감세가 지속됐던 중국으로선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현지 매체 관찰자망은 "용의 해에 자녀를 갖기를 희망하는 전통적 관념이 출산율 반등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직전 용의 해였던 2012년 신생아수는 1,635만 명이었다. 1999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인 동시에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902만 명)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많은 중국인은 "용띠 해에 태어난 아이를 뜻하는 '룽바오바오(龍寶寶)'가 건강하고 상서로운 기운이 세다는 속설"을 믿는다. "기왕이면 룽바오바오"란 생각으로 '용의 해 출산'을 계획한 부부들이 많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중국 혼인 건수는 768만 건을 기록했다. 이는 10년 만에 반등한 수치로, '룽바오바오 출산'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중국 인구는 14억967만 명. 전년 대비 208만 명 감소했다. 합계 출산율(한 여성이 가임 기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21년 1.15명에서 2022년 1.09명, 지난해 1.0명으로 매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2035년이면 중국 인구 14억 명 선도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번 출산율 반등이 '용의 해' 효과에 따른 것인 만큼 최근 인구 감소 추세를 늦추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는 "중국의 신생아 수 증가는 (출산을 미뤘던) 코로나19 사태의 '기저효과'와 룽바오바오 기대감 덕"이라며 "결국 올해에 한정된 일시적 반등일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