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협 "25년 의대증원 논의 없으면 협의체 참여 없다"

입력
2024.09.09 11:00
김성근 대변인, 라디오 인터뷰서
"내년 정원 논의 없으면 협의체 불참 가능성 높아"
"증원·유급 합쳐져 학생 급증, 교육 질 저하" 우려
"25년 정원 논의를 24년에? 출발부터 잘못"

여야 정치권 주도로 응급실 인력 부족 등 의료대란의 해법을 찾을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전국 의대 교수 단체는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논의가 없을 경우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변인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전화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용산(대통령실)에서 나오는 메시지는 2026년 의대 정원 문제는 논의 가능하지만 내년도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는데, 이러면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이 안 되는 것이냐' 고 묻자 김 대변인은 "우리가 볼 땐 그럴(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내년에 늘어날 의대생에 대한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보면 내년에 (증원된 의대생에 대한) 교육이 과연 제대로 될 것이냐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며 "(25년에) 증원이 되지 않더라도 만약에 올해 학생들이 전원 유급 또는 휴학이 된다면 특히 1학년 같은 경우는 현재 2배 이상의 인원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특히 서울은 (의대생) 증원이 1명도 없다. 서울 소재 8개 의과대학의 경우 증원이 없으니 (정부의) 여러 지원도 없는데, 학생은 2배가 돼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발부터 잘못...26년 증원 유예는 대안 안 돼"

김 대변인은 또 2025년 의대 정원 증원 논의를 전개한 시점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5학년 정원은 2023년부터 얘기를 했어야 한다. 2024년 2월에 발표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의 출발은 결국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라는 밀어붙이기식(정책)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출발부터 잘못됐기 때문에 출발선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이런 정책을 밀어붙인 총책임자로서 국민들께 사과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사과의 내용은 정책 실패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라는 것인가'라고 묻자 김 대변인은 "맞다"면서 "형식은 정책 입안 책임자 문책 등 여러가지가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의사 출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2026년 의대 정원 증원의 유예만을 논의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8일 본인 페이스북에 "정치권에서 이야기하는 2026년 정원 논의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2025년 증원을 막는) 의대 증원 1년 유예, 그리고 공론화 위원회를 만들어 증원 규모를 합리적으로 정하자고 인터뷰와 글을 통해 주장한 것만 60회에 달한다"며 "그것이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붕괴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적었다.

윤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