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의존도 높은 한국... "기후위기 해결 핵심은 메탄 감축"

입력
2024.09.06 16:30
김한규 의원 등 메탄 감축안 모색 세미나 개최
'2030 감축 로드맵' 실현 위해 적극 노력 필요
"수입 메탄 배출 규제... 공기업 책임 강화해야"

한국이 2022년 화석연료를 수입하며 발생한 메탄 배출량이 포르투갈이 1년간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과 비슷한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 가스 등의 수입이나 해외자원 개발로 파생되는 '메탄 수입'에 규제를 가하고 에너지 공기업 책임을 강화하는 등 감축 노력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내외 메탄 배출 감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기후위기 해법을 제안하다'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환경부 등 관계 부처와 한국석유공사, 한국에너지공단 등 주요 기관 관계자도 참여해 대책을 논의했다.

'2030년까지 30% 감축' 로드맵 실효성 논란

우리나라는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속한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우리나라는 원유와 석탄 수입 모두 세계 4위, 가스는 세계 5위에 이른다"며 "우리나라가 화석연료 수입 시 생산국에서 나오는 메탄 배출량이 우리나라 전체 메탄 배출량의 약 2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해 '2030 메탄 감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30% 감축하는 내용으로, 2021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해당 감축 목표가 담긴 '국제 메탄 서약'에 서명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서 의원은 "메탄 감축 부문과 경로, 목표량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수입 메탄 규제, 에너지 공기업 책임 강화 필요"

이날 전문가들은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선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악셀 레무스(Axel Lemus) 기후솔루션 메탄팀 연구원은 "한국은 화석연료 수입 기준에 있어 유럽연합(EU)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생산국의 메탄 감축에 기여할 정책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U의 경우, 지난달 발효된 메탄법에 따라 2030년부터 메탄 수입 시 규정에 명시된 배출량을 초과하면 벌금을 징수하기로 정했다.

메탄 배출의 핵심 관계자인 에너지 공기업의 책임도 강화돼야 한다. 악셀 레무스는 "공기업은 해외자원개발 사업 시 메탄 감축을 책임지고 주도해야 한다"며 "배출 인벤토리(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종합적 현황을 국제 비교가 가능하게끔 목록화한 통계자료)를 설립하고 감축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에너지 공기업도 이 같은 제언에 공감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최석재 한국에너지공단 국제협력실 국제감축팀장은 "해외 자원 개발 시 화석연료 채굴 및 수송 현장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그룹과 메탄 배출량·감축량을 산정하는 전문가 그룹이 분리돼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중간에서 조율할 전문 기관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 기업이 감축량을 정확히 산정하고, 이를 감축 목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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