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서울 대치동 학원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이른바 '마약 음료'를 제조·공급한 일당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를 받고 있는 마약 음료 제조 및 공급자 길모(27)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1일 확정했다. 보이스피싱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40)씨와 마약 공급책 박모(37)씨는 각각 징역 10년, 보이스피싱 모집책인 이모(42)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길씨 등은 지난해 4월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음료 시음회를 열고 학생들에게 '집중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마약 음료를 학생 13명에게 나눠준 혐의로 기소됐다. 일당은 마약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필로폰 투약으로 수사기관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전을 갈취하는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길씨는 '던지기 수법(특정 장소에 물건을 놓으면 찾아가는 방식)'으로 박씨에게 얻은 필로폰 10g을 우유와 섞어 직접 마약 음료를 제작했다. 피해자들을 협박해 갈취한 2억5,000만 원은 중국에 있는 이 사건 주범 이모(26)씨 등에게 송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길씨에게 징역 15년, 김씨에게 징역 8년, 박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길씨와 김씨에게는 형을 가중해 각각 징역 18년과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다수의 무고한 피해자를 협박하고 환각 중독증 등으로 인해 사회적 피해를 일으킨 새로운 범죄"라면서 "미성년자와 그 부모를 표적 삼아 죄질이 특히 더 불량하다"고 질책했다. 일당은 이 범죄 외에도 사기와 공갈미수,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도 함께 기소됐는데 이 역시 모두 재판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해 그대로 확정됐다.
한편, 주범 이씨는 따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7월 1심에서 징역 23년을 받고 항소심 재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