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불필요한 규제와 재정지출을 없애는 '정부 효율위원회'를 만들 것이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에게 수장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의 이코노믹 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나는 연방정부 전체의 재정 및 성과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고 과감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효율위원회를 만들 것"이라며 "머스크는 그다지 바쁘지 않기 때문에 그 태스크포스(위원회)를 맡기로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기회가 생긴다면 미국을 위해 봉사하기를 고대한다. 급여도, 직함도, 인정도 필요없다"고 썼다.
트럼프가 공개한 정부 효율위원회 구상은 불필요한 연방정부 재정지출을 삭감하고, 규제를 대폭 개선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바이든-해리스 정부에서 정부 지출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주장이 깔려있다. 그는 "2022년 눈속임과 부적절한 지출만으로 납세자들이 대략 수천억 달러를 부담했다"며 "위원회는 첫번째 업무로 6개월 이내에 이러한 지출을 완전히 제거할 실행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하면 수조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며 "(이 돈으로) 인플레이션을 더욱 억제하고 물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테슬라와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머스크의 위원회 수장 임명은 그 자체로 이해충돌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WSJ는 "스페이스X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미 항공우주국과 국방부"라며 "테슬라의 자동차 판매 역시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연방 세액 공제와 보조금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머스크의 X는 미 연방거래위원회,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는 식품의약국의 규제를 각각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감세 등 각종 경제 공약도 함께 내놨다. 특히 현행 21%인 법인세율을 15%로 인하하겠다는 기존 제안을 언급하면서 "아웃소싱을 하고 미국 노동자를 대체하거나 해외로 보낼 경우 이러한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규제 1개가 새로 생길 때마다 다른 규제 10개를 폐지하겠다고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