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도록 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가까운 것이 잘 보이지 않고, 시야가 흐릿해지는 등 시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를 보통 ‘노안이 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시력이 떨어지는 것에는 노안 말고도 여러 원인이 있다. 카메라 필름 역할을 하는 우리 눈 망막에는 ‘황반(黃斑)’이 있다.
황반은 망막 중심부로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황반에서도 1.5㎜ 반지름 정도의 중심 부위(중심와)에는 빛을 느낄 수 있는 광수용체가 밀집돼 있다. 황반변성은 보통 황반 부위 시세포가 빛과 색상을 감지할 수 없는 흉터 등 조직으로 대체돼 시력이 감소한다. 이렇게 황반이 변성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가 꼽힌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AMD·aged macular degeneration·노인성 황반변성)’은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은 나이 관련 황반변성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망막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여 망막이 위축되는 걸 말한다. 이때에는 시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별 증상이 없다. 그러나 점점 황반 기능이 떨어지고 중심부 시력이 저하된다.
습성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자라는 걸 말한다. 매우 약하고 터지기 쉬워 시력이 크게 떨어진다. 황반 손상은 비교적 빠르게 진행돼 중심 시력이 급속히 나빠질 때가 많아 2년 내 실명한다. 황제형 상계백병원 안과 교수는 “달리기, 자전거, 수영 등의 유산소운동은 맥락막 혈액순환을 늘려 습성 황반변성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황반변성은 증상을 초기에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반변성은 글자가 직선이 흔들려 보이거나 굽어져 보이고(변형시), 이러한 증상은 가까이 있는 물체를 볼 때 더 심해진다. 습성 황반변성이 생기면 중심 시력이 크게 떨어진다. 글을 읽을 때 공백이 보이거나 일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 중심 암점이 나타난다.
황반변성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시력 보존에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안과를 방문하면 세극등 현미경 검사, 산동(散瞳)을 통한 안저(眼底) 검사, 빛 간섭 단층 촬영 검사 등을 시행한다. 황반변성으로 진단되면 1년에 5~7회 정도 주사로 치료한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노안과 혼동하기 쉽다. 노안은 먼 곳은 잘 보이지만 가까운 곳의 작은 글자를 보기 어려워지는데, 돋보기를 사용하면 잘 보인다. 반면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가까운 곳은 물론 먼 곳을 보는 것도 문제가 생긴다. 특히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직선이 휘어 보이고 중심이 잘 보이지 않는다.
김주연 세란병원 안과센터장은 “황반변성은 노화로 인해 많이 생기지만 염증 질환, 자외선에 의한 황반변성은 젊은 사람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위해서는 이상지질혈증·비만 치료, 금연, 자외선 차단을 위한 선글라스를 써야 한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일찍 발견할수록 망막세포 손상이 적어 치료 효과도 좋으며 이미 많이 손상됐다면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기에 조기 발견이 최우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