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이탈과 진료 거부 등으로 위급환자를 받는 응급실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응급실이 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이 나오고, 의료기관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향후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행스럽게도 8월 하순부터 (응급실) 환자가 줄고 있고, 정부가 환자 분산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서 앞으로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열경련 증상을 보인 2세 여아가 응급실 11곳에서 진료를 거부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거나, 눈에 순간접착제가 들어가 실명 위기에 빠진 40대 여성이 응급실 20곳에 연락했으나 진료를 받지 못한 일 등이 알려졌다. 그러나 박 차관은 "뉴스가 나지 않는 곳 상황까지도 다 포괄적으로 자료를 보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볼 때는 어려움이 일부 있는데, 극복해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2세 여아 사건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화해서 말하기 어렵지만 소아가 열이 나는 것은 경증"이라며 "그런데 해당 사건은 의식불명까지 갔기 때문에 일반적 상황과 다르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로 대형병원에 가기보다는 열을 빨리 내릴 수 있는 조치를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고, 그다음 동네의원에서 처치가 어렵다고 할 때 (대형병원으로) 이송을 하는 것이 훨씬 빠르게 적정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응급실 환자 미수용 사례가 나오는 것은 의사 부족 때문이라는 것이 박 차관의 설명이다. 그는 "2월에 전공의들이 이탈하면서 주로 대학병원 위주로 진료 역량이 30%가량 줄었다"면서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 250명을 파견할 텐데, 이들이 의사 1인분의 역할을 다 못 하더라도 도움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일 응급실 운영이 일부 제한된 의료기관에 총 15명의 군의관을 4일 배치하고, 9일부터 약 235명의 군의관과 공보의를 위험기관 중심으로 집중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렇게 배치된 군의관과 공보의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8명에 불과하고, 빠져나간 의료진 때문에 군이나 농촌 지역에는 의료공백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박 차관은 "군의관·공보의 파견이 새로운 것은 아니고 2월 전공의 이탈 후 비상진료대책으로 7차까지 쭉 진행이 돼왔다"면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차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는 상급병원이면서도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관들을 중심으로 집중 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