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 하마스 지도부 6명 기소… 국무부 "휴전 협상 마무리할 때"

입력
2024.09.04 07:52
"테러 혐의"… 암살된 하니예·데이프도 포함
"수일 동안 파트너들과 최종 협상 노력할 것"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11개월째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법무부가 하마스 지도부를 테러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양측 간 휴전 협상의 매듭을 마무리할 때"라며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과 관련한 테러 혐의 등으로 하마스 지도부 인사 6명을 기소한 사실을 이날 공개했다. 테러, 대량살상무기 사용, 미국인을 포함한 민간인 살해 및 납치 등 7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기소된 하마스 간부에는 당시 정치지도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예와 가자지구 수장 야히야 신와르 외에 △무함마드 데이프(본명 무함마드 알마스리) △마르완 잇사 △칼레드 메샤알 △알리 바라카도 포함됐다.

이들 중 하니예와 데이프(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의 수장), 잇사(부사령관) 등 3명은 이스라엘군 공격을 받고 이미 사망했다. 메샤알은 하니예가 정치국장에 오르기 전인 1996∼2017년 정치국장을 지냈던 인물이며, 바라카는 현재 하마스의 대외관계 책임자를 맡고 있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당시 작전명 '알아크사 홍수'의 설계자로, 이스라엘의 '제거 1순위' 인물이다. 지난 7월 31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뒤, 새 하마스 정치국장 자리도 꿰차며 공식적인 '하마스 1인자'가 됐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이번 공소 건은 하마스 작전의 모든 측면을 겨냥하기 위한 우리 노력의 일부일 뿐"이라며 "이번 행동이 끝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당시, 미국 국적자 최소 43명이 살해당했으며 최소 10명은 인질로 잡혔거나 행방불명 상태에 있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 전쟁 휴전·인질석방 협상은 여전히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휴전 협상 타결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수십 명의 인질이 여전히 가자지구에 억류된 채, 무사귀환을 위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합의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제는 협상을 마무리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수일간 지역(중동) 파트너들과 계속 최종 협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지난주 협상에서 남은 장애물을 처리하는 데 진전을 이뤘지만, 궁극적으로 합의를 마무리하려면 양측이 유연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