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군의날(10월 1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학교 현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공휴일 지정 발표로 학사일정을 전면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중고등학교가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1차 지필평가(중간고사)를 치르고, 다음 달 3~9일 징검다리 연휴가 있어 일정 조정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30일~다음 달 2일 중간고사가 예정된 서울의 한 고등학교는 공휴일로 지정된 다음 달 1일을 제외하고 27일(금), 30일(월), 10월 2일(수)로 시험기간을 앞당기거나 30일(월), 10월 2일(수), 10월 7일(월)로 늦추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10월 4일(금)은 이미 재량휴업일로 정해져 있다. 이 학교 재학생은 “3년간 입시경쟁을 치르는 학생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수행평가 일정 등이 모두 꼬여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의 한 고등학교도 30일부터 휴일인 10월 3일을 제외하고 10월 4일까지 나흘간 치를 예정이었던 중간고사 일정을 10월 1일을 제외하고 사흘로 줄여 치르기로 했다.
방학기간을 조정하는 학교들도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는 내년 1월 초로 예정됐던 2학기 종업식을 하루 늦추기로 했다. 해당 학교 교사는 “연간 수업일수 190일에 맞춰 중간고사, 수행평가, 재량휴업일 등을 다 짰는데, 갑자기 임시공휴일이 지정돼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방학에 맞춰 여행 등 계획이 있던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도 일정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 징검다리 연휴에 10월 4일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했던 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재량휴업일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가 학부모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이 학교 교사는 “징검다리 연휴에 맞춰 재량휴업일을 정했는데, 이때 여행 계획이 있던 학부모들이 많아 방학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초중고, 특수학교는 학년별 수업일수가 190일 이상으로 정해져 있다. 일선 학교들은 190일에 맞춰 학사일정을 운영한다.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휴일이 하루 더 늘어나면서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하는 학교들이 학사일정을 바꾸려면 학생과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관할 교육청에 보고해야 한다. 중간·기말고사, 종업식·개학식 일정, 재량휴업일 지정 취소 등이 모두 학사일정 변경에 해당한다.
한 고등학교 교장은 "입시와 직결되는 중간고사를 앞둔 학생들이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추석연휴나 10월 징검다리 연휴 등은 입시 준비생에게 '그림의 떡' 아니겠나"라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