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캠프가 올해 11월 대선 전까지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 광고에 2억 달러(약 2,700억 원)를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미 정치 역사상 최대 규모로, 비교적 중도 성향인 온라인 플랫폼 시청자를 공략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리스 캠프는 설명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해리스 캠프는 이달 3일부터 미 대선일인 올해 11월 5일까지 총 3억7,000만 달러(약 5,000억 원)를 광고비로 지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전체 3억7,000만 달러 중 약 54%(2억 달러)는 유튜브·훌루·로쿠·파라마운트·스포티파이·판도라 등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및 음원 플랫폼 광고에 사용된다. TV 광고비 지출 비율은 46%(1억7,000만 달러·약 2,300억 원)뿐이다. 이는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체 광고비 80%를 TV에 쏟아부은 것과 180도 다르다. 해리스 캠프도 "어떤 정치 조직이 투자했던 것보다 많은 디지털 광고비"라고 강조했다.
쿠엔틴 풀크스 해리스 캠프 캠페인 매니저는 "이번 광고 전략은 분열된 미디어 환경을 돌파하고 이번 선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무당층)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고안됐다"고 강조했다. 기성 미국 TV 뉴스 채널과 그 시청자들은 이미 정치 성향이 양극화돼 있어서 광고 효과가 적은 반면, 고정적 정치 성향이 옅은 OTT 플랫폼 시청자들은 중도적 성향이 강해 공략할 이유가 있다는 얘기였다.
디지털 광고 선점이 상대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홍보 기회를 차단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더 빨리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트럼프 캠프보다 값싼 비용으로, 시청자가 더 많은 시간대 광고를 따냈다는 것이 해리스 캠프 설명이다.
후원금 우위를 통해 대선 레이스에서 트럼프 캠프를 계속 앞지르겠다는 계산도 담겨 있다. 해리스 캠프에는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이후 후원금 약 5억4,000만 달러(약 7,240억 원)가 쏟아졌다.
FT는 "올해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디지털 플랫폼 광고비로 약 2,250만 달러(약 300억 원)를 지출하는 데 그쳤다"며 "트럼프 캠프는 향후 광고비 집행 계획 역시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