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고 서영준(3년)이 팀의 창단 첫 봉황대기 우승을 이끌면서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서영준은 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2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경기상업고와 결승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루타 2개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러 팀의 6-3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특히 3-3으로 맞선 8회말 1사 1·2루에서 상대 투수 추세현(3년)을 공략해 싹쓸이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이날 주인공이 됐다.
올해 두 번째 전국대회 우승을 경험한 서영준은 MVP 수상 후 “올해 초반에 덕수고가 잘해서 선수들끼리 ‘우리도 2관왕을 해보자’고 똘똘 뭉쳤다. 덕분에 좋은 결과도 있었다”며 “2관왕을 했지만 만족하지 않고 전국체전까지 3관왕을 달성해서 덕수고보다 전주고가 강하다는 걸 야구 팬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첫 타석을 삼진으로 출발한 서영준은 다양한 경험을 했다. 팀이 3-1로 앞선 7회초 1사 1루에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첫 타자 추세현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1·2루에서 후속 타자 이도훈(2년)은 중견수 뜬 공으로 잘 잡았지만 그다음 타자 유재현(3년)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하지만 이때 1루 주자가 홈까지 파고 들다 아웃돼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8회초 수비 땐 우익수로 옮겼고, 상대 4번 타자 한지윤(3년)의 타구를 햇빛 때문에 놓쳐 2루타를 허용했다. 결국 경기상업고는 8회초 무사 2루 기회를 살려 3-3 동점을 만들었다. 자신의 실수가 마음에 걸린 나머지 8회말 타석 때 더욱 집중했고, 결국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
서영준은 “8회초 수비에서 공을 놓쳐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동료들이 실수를 막아줬다”며 “8회말 공격에선 찬스를 잘 만들어줬고, 변화구 세 개를 헛스윙 해도 되니까 직구 하나만 놓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계속 직구를 노리고 있었더니 실수가 들어와 자신 있게 돌렸다”고 경기 상황을 돌아봤다.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것에 대해선 “다음 회에 영점이 잡힐 것 같다는 생각도 했는데, 감독님이 좋은 판단(교체)을 해주셔서 팀도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며 웃었다.
투포환 선수 출신인 어머니의 유전자를 물려 받아 강력한 펀치력을 자랑하는 서영준은 “아버지도 체격이 좋으셔서 남들과 다른 통뼈를 가졌다”며 “프로에 가면 최대한 열심히 해서 뒷바라지를 해주신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 돈 많이 벌어 집과 차를 사드리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롤 모델은 노시환(한화), 우상은 최형우(KIA)라고 밝힌 서영준은 “최형우 선배는 전주고 출신이라 좋아했고, 노시환 선배는 나와 스타일이 비슷해 좋아한다”며 “KIA 경기를 보다가 노시환 선배 타석이 오면 그때만 채널을 돌려 한화 경기를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