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 여파가 가장 큰 저축은행과 상호저축은행의 상반기 실적이 크게 후퇴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과거 위기 때와 비교해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금융감독원이 30일 공개한 '2024년 상반기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은 3,804억 원 적자를 냈다. 전년 동기(-965억 원) 대비 적자폭이 4배나 늘었다. 금감원은 "연체 증가 및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 과정에서 저축은행들이 대손비용을 4,000억 원 늘린 영향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연체율도 악화했다. 저축은행의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8.36%로 전년 말(6.55%) 대비 1.81%포인트 늘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4.8%로 소폭(-0.21%포인트) 개선됐지만,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 말 대비 3.9%포인트나 오른 11.92%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11.52%까지 올라 6개월 전에 비해 3.77%포인트 올랐다.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을 포함한 상호금융조합의 경우 상반기 순익 1조639억 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2조185억 원)와 비교하면 반 토막(-47.3%) 수준이다. 가장 덩치가 큰 농협의 경우 1조5,801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규모가 24.7% 줄었다. 신협(-3,375억 원)과 수협(-1,586억 원), 산림조합(-201억 원)은 모두 적자를 냈다.
상호금융조합 전체 연체율은 4.38%로 전년 말 대비 1.41% 상승했다. 여기서도 기업대출 연체율이 유난히 높은데, 6월 말 기준 6.46%로 전년 말 대비 2.15%포인트 올랐다. 조합 중에서는 신협이 연체율 6.25%로 가장 높았으며, 증가폭도 2.62%포인트로 가장 컸다. 전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81%로 전년 말 대비 1.4%포인트 늘었다.
감독당국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의 상반기 '점수'에 비해 내용은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이 다소 높긴 하지만,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등 PF 대출 연착륙 방안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다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저축은행 사태 때 연체율이 20%를 넘었던 것을 고려하면 현재는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PF 부실 사업장 경·공매 등 실질적인 연체 채권 정리 확대를 유도하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경영실태평가를 통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