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기준금리 수준' 된 주담대 금리... 9개월 연속 하락

입력
2024.08.30 15:30
"은행 가산금리 줄인상 영향
8월 대출금리부터 반영 예상
시장금리 내려 반영폭 지켜봐야"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9개월 연속 하락해 통계 작성 이후 처음 기준금리(연 3.5%)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금리를 인상한 효과는 이번 달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한국은행은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내고,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가 전월 대비 0.2%포인트 내린 연 4.0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개월 연속 내림세다.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주담대 금리 하락도 지속됐다. 지난달 주담대 가중평균 금리는 전월보다 0.21%포인트 내려 기준금리와 같은 연 3.5%를 기록했다. 고정형은 전월보다 0.21%포인트 내린 연 3.48%, 변동형은 0.08%포인트 내린 연 4.12%였다. 전세자금대출(연 3.78%)은 한 달 전 대비 소폭(0.06%포인트)이지만 8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일반신용대출(연 5.78%)은 2개월 연속 하락해 연 5%대로 내려왔다. 지난달 하락폭은 0.26%포인트다.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는 2022년 4월(연 4.05%) 이후, 주담대 금리는 2021년 10월(연 3.2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주담대 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통계를 작성한 2001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고정형 주담대가 기준금리를 밑돈 것도 통계를 작성한 2013년 1월 이후 최초다. 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1, 2, 5년물이 지난달 0.2%포인트가량 하락한 영향이다. 변동금리 기준인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금리도 지난달 0.1%포인트 하락했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대출 가산금리 인상이 처음부터 모든 상품에 적용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은행 간 대출 이동도 있었다. 인상이 본격화한 것은 7월 하순 이후"라며 "영향은 8월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이달에도 은행채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전월 대비 0.06%포인트 내린 1.14%포인트로 4개월 연속 좁혀졌다. 김 팀장은 "대출금리가 수신금리보다 더 빨리 하락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저축성수신금리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연 3.41%였다. 그중 정기예금 등을 포괄하는 순수저축성예금(연 3.41%) 하락폭은 0.09%포인트였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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