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주미대사 “미국 양당 전당대회 통해 ‘한미동맹 초당적 지지’ 확인”

입력
2024.08.29 04:18
“미 대선 결과 상관없이 지속 발전 확신”
“전대 직후 유력 의원 대거 방한이 근거”

조현동 주미국 한국대사가 28일(현지시간) “(미국 민주·공화) 양당 전당대회를 통해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 내 초당적 지지와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단 대상 월례 간담회에서 “한미 동맹의 폭과 깊이가 과거보다 심화했다고 느꼈다. 미국 내 유력 정계 인사들도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가치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11월 미국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미 동맹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조 대사는 지난달 19~22일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에서 공화당 전당대회를, 이달 15~18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민주당 전당대회를 각각 참관하고 양당 주요 인사들과 교류했다.

“민주당 인사들, 한미 관계 ‘역대 최상’ 평가”

양당 전당대회 직후 두 당 유력 의원들이 대거 방한한다는 사실이 이런 확신의 근거 중 하나라는 게 조 대사의 설명이다. 이미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장(민주·로드아일랜드)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했고, 다음 주에는 빌 해거티 상원의원(공화·테네시) 등 양당 상원의원들이 방한할 예정이다. 양당 하원의원단 6명도 곧 한국을 찾을 계획이라고 조 대사는 전했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더 안정적인 한미 관계를 기대할 수 있는 편은 민주당이다. 조 대사는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중 40여 명의 민주당 인사와 면담했다며 “만난 민주당 인사들은 한결같이 한미 관계가 역대 최상이라고 평가했고,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조 바이든 행정부 때 한미가 함께 이룬 성과가 이어지고 발전될 것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또 “주미대사관은 미국 대선 전후 한미 양국의 전략적 소통과 협의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아 현대차 공장 가동 차질 없을 듯

이와 관련,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전기차 공장의 ‘연대 가동 개시’ 목표 달성도 낙관할 수 있다는 게 한국 정부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건설 공사를 끝낸 상황에서 지난 23일 미국 연방 정부가 환경 허가 재평가 방침을 밝히며 해당 공장의 정상 가동 여부가 불확실해졌지만, 최근 한미 관계를 고려할 때 타협점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환경 정책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정책 전반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예컨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공약이 현실화한다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수혜를 노리고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IRA가 의회를 통과한 법인 데다 공화당 주지사가 집권한 주에도 외국 기업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전면 폐기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가 재량으로 손볼 수 있는 지침 등이 대폭 바뀔 개연성도 없지 않다는 게 한국 정부의 우려다.

이 사안과는 별개로 한국 정부는 양당 중 어느 당이 집권하든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engagement·대화)가 목표라는 점에는 차이가 없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정상 간의 ‘톱다운(하향식)’ 외교를 추구할 공산이 큰 반면, 해리스 행정부는 실무 협상을 통한 신뢰 구축 과정을 더 우선시하리라는 게 정부 관측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