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900km 달린다...현대차가 깜짝 공개한 차세대 에이스 EREV의 정체는

입력
2024.08.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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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터데이서 중장기전략 '현대 웨이' 발표
현대차, 2033년까지 120조 투자해 글로벌 톱티어로
하이브리드 차종 두배 확대
자율주행차·SDV 개발...수소에너지 기술 강화


현대차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견디고 전기차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기 위해 완충 시 9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EREV'(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처음 꺼냈다. 또 최근 인기를 끈 하이브리드 차종은 두 배(7개→14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10년 동안 120조 원을 넘게 투자해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현대차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등을 대상으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현대차의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를 발표했다. 현대 웨이는 ①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 ②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 확장을 위한 '모빌리티 게임체인저' ③수소 사회 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에너지 모빌라이저' 등 3대 전략으로 구성됐다.

현대차는 2033년까지 120조5,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이는 지난해 발표했던 10년 동안(2023∼2032년) 투자액 109조4,000억 원과 비교해 10.1% 늘어난 금액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2030년 연간 글로벌 판매량 555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2023년 판매 실적 대비 약 3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전기차 모델은 200만 대(북미 69만 대, 유럽 46만7,000대 등)를 계약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36%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EREV는 내연기관 → 전기차 징검다리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키워 하이브리드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기존에 준중형과 중형 차량 중심으로 일곱 개 차종에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14개로 늘린다. 또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TMED' 대비 성능과 연비가 크게 좋아진 'TMED-Ⅱ'를 2025년 1월부터 양산 차량에 적용한다. 특히 제네시스도 전기차 전용 모델을 빼고 모든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5년 뒤 133만 대를 하이브리드차 판매 목표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또 전동화 속도 둔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2027년 EREV를 선보인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모두 갖춘 차량으로 달릴 때는 전기 모터로 구동하지만 배터리가 방전되면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를 충전해주는 차를 말한다. 현대차는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EREV 양산을 시작해 2027년 본격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장재훈 사장은 이날 "EREV는 전기차에 가장 가까우면서도 전기차가 주는 운전자의 걱정을 줄여줄 수 있는 차량"이라며 "주유를 통해 충전 불편을 덜어주고 배터리 사용량이 기존 전기차에 비해 30% 수준이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전기차 성능과 안전,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역량 강화도 적극 추진한다. 배터리 셀 경쟁력을 높이고 배터리 안전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것. 현대차는 2030년까지 보급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도 개발하기로 했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배터리 이상 사전 진단 기술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 밖에도 현대차는 '모빌리티 게임체인저'를 제시하면서 자율 주행차 및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개발과 다양한 모빌리티 신사업을 계속 추진키로 했다. 또 '에너지 모빌라이저' 차원에서 현대차는 수소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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