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의정 갈등을 오랫동안 수습하지 못한 책임자는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의료개혁 방향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나 의원은 한 대표를 향해 “본인 색깔을 무조건 드러내지 말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의정 갈등 장기화와 관련해 “새로운 협상자가 온다면 충분히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루빨리 제대로 된 대안들을 머리에 맞대고 만들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롭게 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도 했다.
나 의원이 거론한 ‘책임자’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으로 보인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지도부는 박 차관 교체를 대통령실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지역·필수의료 공백 등 정부의 위기 진단은 바른 진단이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무조건적으로 끌고 와서 지금 9월이 됐는데도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관련 부처 책임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숫자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의료정책의) 전체적인 틀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5년간 매년 2,000명 증원 안을 고수하는 대통령실을 겨냥한 발언으로도 읽힌다. 다만 나 의원은 지난 주말 한 대표가 고위당정협의회에서 '2026년 의대 증원 유예'를 정부에 제안한 데 대해선 “찬성한다 아니다 이렇게 말씀드릴 때는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의정 갈등 해소 방안을 두고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여당 대표는 참 어려운 자리다. 본인 색깔을 무조건 드러내기보다는 결국 2인 3각 경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당 지지율도 올라가고 대통령실 지지율도 올라가게 하는 것이 여당 대표의 자리”라며 “정치하면서 더 자연스럽게 잘하게 되기를 옆에서 많이 지원해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