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권을 놓고 맞붙게 되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첫 TV 토론 세부 규칙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마이크 음 소거' 문제에 대해선 계속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카멀라 해리스 동지(Comrade Kamala harris)와의 토론과 관련해 급진 좌파 민주당과 합의했다"고 썼다. 이어 "이 토론은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서 (언론) 업계 최고로 형편없고 불공정한 ABC 가짜뉴스가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토론 규칙에 대해서는 "(6월 27일 가졌던) 지난번 CNN 토론과 동일하다"며 "토론은 일어서서 하고, 후보자는 노트나 커닝 페이퍼(cheat sheet)를 가져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BC방송은 이번 토론이 공정하고 공평한 토론이 될 것이며, 어느 쪽에도 사전에 질문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간 첫 대선 후보 TV 토론회는 다음 달 10일 열린다. 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원래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6월 27일, 9월 10일 두 차례의 TV 토론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후보직을 내려놓으면서 애초 잡혀 있던 2차 토론은 민주당의 새로운 대선 주자 해리스 부통령과의 '첫 대결'로 대체됐다.
다만 양측은 '마이크 음 소거' 규칙에 이견을 보여 왔다. 지난 6월 CNN방송 주관 토론에서는 발언 순서가 아닌 후보자의 마이크가 꺼졌다. 2020년 대선 TV 토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끊임없이 끼어드는 '비매너'를 연발했던 탓에 도입된 규칙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바이든 대통령의 불안정한 발언만 부각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치 절제하는 듯한 인상을 낳았다. '트럼프가 이득을 봤다'는 평가마저 나왔다.
이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 내내 양측 마이크를 켜 두자'고 주장한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마이크 관련 규칙도 CNN 토론과 동일하게 하자는 입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구체적 언급 없이 "규칙에 합의했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마이크 룰'은 아직도 조율 중인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날 해리스 캠프와 가까운 관계자를 인용해 "(마이크 음 소거와 관련한) 이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