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공원 수영장에서 7세 초등학생의 머리를 잡고 수차례 물속에 집어넣은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자기 자녀에게 물이 튀어 화를 못 참고 이런 행위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이 남성 A씨를 아동 학대 혐의로 체포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 3일 오전 11시 50분쯤 서울 마포구 한강공원 수영장에서 초등학교 2학년 B(7)학생의 머리를 물속에 여러 차례 넣었다 빼며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 당일 한강공원을 드나든 차량 2,000여 대 기록을 확보하고 다른 이용객이 찍은 휴대전화 사진 등을 받아서 분석해 A씨를 찾아냈다. 사건 당시 A씨가 사용한 것과 같은 물놀이 용품이 찍힌 이미지를 확인하고 B학생의 가족이 말한 인상착의 등을 종합해서 A씨의 동선과 신원을 파악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 같은 행동을 한 이유에 대해 '내 아이 몸에 물이 튀어서 화를 조절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학생 측에 사과문도 썼다고 한다. 그러나 B학생의 아버지는 "사과문에 자기방어적인 내용이 너무 많았다"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으면 좋겠다. 처벌한다고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매체에 말했다.
앞서 3일 사건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을 보면 A씨가 수영장에서 B학생에게 다가가 머리를 잡고 여러 차례 물속에 넣었다 빼는 모습이 포착됐다. 옆에 있던 B학생의 누나가 말렸으나 A씨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피해 사실을 알아챈 학생의 아버지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남성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발달장애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 B학생은 남성의 행위에 놀라 경찰이 출동한 뒤에도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