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치 혼란 지속… 마크롱 "좌파 총리 안 돼"→좌파 "탄핵할 것"

입력
2024.08.27 17:28
총선 1당 오른 좌파 연합 총리 제안에
마크롱 "의회 반대할 것" 이유로 거부
대화 재개 밝혔지만 협상 원활할지 의문

지난달 총선 이후 프랑스의 정치적 혼란이 수습은커녕 가중되고 있다. 총선에서 1당에 오른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내세운 총리 후보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NFP는 '마크롱 대통령 탄핵안 제출', '대화 중단' 등을 선언하며 반발하고 있다.

마크롱, 좌파 총리 거부 확인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마크롱 대통령은 'NFP가 제안한 총리 후보(루시 카스테트 파리시 재정국장)는 다른 모든 정당의 검열(불신임 투표)을 마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카스테트 국장 총리 지명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7일 하원의원 577명을 뽑는 총선에서 NFP는 182석을 확보하며 1당에 올랐고, 같은 달 23일 카스테트 국장을 총리 후보로 제안했다. 그러나 범여권(168석)과 극우 진영(143석)은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가 NFP에 속한 이상 NFP가 제안한 총리를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즉 카스테트 국장을 지명해도 의회에서 통과가 되지 않을 게 뻔하므로 지명 자체를 거부하는 게 낫다는 게 마크롱 대통령 입장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가가 가로막히거나 약화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7일부터 관련 협상을 다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민주주의 부정" 좌파 반발

NFP는 거세게 반발했다. 카스테트 국장은 프랑스 인테르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민주주의 부정에 매우 화가 났다"며 "나는 NFP의 뜻을 구현하기 위해 개인적인 차원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NFP에 속한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데 동참할 수 없다면서 "관련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는 "LFI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 인선이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힘 빠진' 현 정부 체제도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달 16일 마크롱 대통령이 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제출한 정부 사임안을 받아들인 뒤 정부는 정치적 결단이나 정책적 진전 없이 일상 업무만 수행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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