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인 중 보수 성향일수록 또 남성일수록 정치적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내놓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미국 여론조사업체 갤럽에 따르면 지난 2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미국 근로자의 45%는 “최근 한 달 내 직장 동료와 정치 이슈에 대해 대화한 적 있다”고 답했다. 근무 유형별로는 내근직의 경우 54%가 동료와 정치 대화 경험을 토로했으나, 재택 근무자 혹은 온라인 근무자 등 회사 밖 외근직 근로자는 해당 비율이 28% 정도에 그쳤다. 내·외근 병행 근로자는 48%로, 내근직 근로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얼굴을 맞댄 상태에서, 비교적 가까운 동료끼리 정치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눌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갤럽은 “대통령 선거(11월)가 다가오면서 직장 내에서 정치 토론을 나누는 비율도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별로도 차이가 났다. 남성이 주도하는 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52%가, 여성 주도 산업 근로자는 42%가 회사에서 동료와 정치 토론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별 주도권이 없는 성중립적인 산업에서는 41%였다. 또 남성 근로자(54%)는 여성 근로자(35%)보다 직장 내 정치 토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특히 정치적으로 보수적 성향의 직원(60%)이 진보적 직원(48%)보다 정치 토론을 더 자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도 성향이라고 밝힌 직원은 41% 수준이었다.
연령별로는 35~44세(48%), 45~54세(48%), 55~64세(49%) 등 큰 차이가 없었지만, 18~34세 젊은 근로자(40%)는 정치 토론 확률이 비교적 낮았다. 특히 젊은 근로자는 정치 토론에 대한 직장 내 유불리 체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정치 토론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 젊은 근로자(18~34세)는 15%나 됐지만, 오히려 동료와 가까워졌다는 젊은 근로자도 15%나 됐다.
갤럽은 “직장 내 정치 토론은 ‘양날의 검’(double-edged sword)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어색함을 깨고 동료들과 관계를 깊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역효과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응답자의 14%는 “정치 토론이 동료 및 회사와의 소속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고, 11%는 “동료와 더 가까워졌다”고 답했다. 하지만 회사 내 정치 토론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답변도 12%나 됐고, “나의 정치 성향 때문에 오히려 불이익을 받았다”는 답변도 3%가 나왔다.
한편, 이와 별도로 진행된 조사(5월)에서 직장인의 57%는 “직장 내 불이익 가능성 때문에 정치적 견해를 나누는 것을 일부러 피했다”고 응답했다. 또 31%는 “정치적 견해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