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증원 정책을 '의료 붕괴'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의료 대란을 끝내려면 정부의 반성이 우선"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유 전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서 "지금 가장 급한 일은 국민 생명이 위험에 처한 의료 붕괴 사태"라며 "정부가 살리겠다던 필수·응급의료부터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 원인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의사, 전공의, 의대생들이 스스로 (전공을) 선택하도록 건보수가 등 제도부터 만들어놓고 의대 정원을 늘려야 했다"면서 "진단도 틀렸고, 처방도 틀렸다"고 지적했다.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윤 대통령뿐이라고 봤다. 유 전 의원은 "한 사람의 고집과 오기 때문에 이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파국의 결과는 끔찍할 것이며, 국민은 대통령에게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4대 개혁' 방안 발표에 앞서 의료붕괴 해결책을 우선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22일 CBS 라디오에서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면 정권 유지도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송에서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새벽에 낙상사고로 이마를 다쳐 병원 응급실 22곳에 치료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모두 받아주지 않았다는 사연을 통해 응급의료 체계의 심각성을 전했다.
안 의원도 "더 이상의 파국을 막으려면 우선 정부가 의대 증원 과정에서 잘못한 점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처럼 힘으로 밀어붙이면 단시간에 (의료계가) 항복할 거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목적이 아무리 옳다 해도 수단과 방법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의대 증원에 동의한다"면서도 "(정책을) 1년 유예하고 정부와 의료계, 전문가들이 함께 모인 공론화 위원회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