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로또' 래미안 원펜타스, 부적격·당첨포기 속출

입력
2024.08.23 14:15
정부 전수조사 방침에 일부 포기

'로또 청약'으로 관심을 끈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에서 부적격으로 당첨이 취소되거나 당첨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정 청약 가능성에 정부의 전수조사 계획이 알려진 뒤 부담을 느낀 일부가 계약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23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래미안 원펜타스가 앞서 21일 계약을 마감한 결과 부적격 및 당첨 포기 등으로 전체 일반분양 물량 292가구 중 17%인 50가구의 잔여물량(특별공급 29가구·일반공급 21가구)이 발생했다.

전용면적 84㎡ 기준 20억 원가량의 시세 차익이 예상됐던 이 아파트는 지난달 진행된 일반공급에서 178가구 모집에 9만3,864명이 신청해 52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청약 경쟁이 치열했다. 당첨자 중 만점 통장 보유자가 최소 3명 나왔고, 최저 당첨 가점도 137㎡ B형(69점) 1개 평면을 제외하고는 모두 70점을 넘겼다.

하지만 서류 검토 결과 부적격으로 당첨이 취소되거나 자금조달에 부담을 느껴 스스로 당첨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잔여물량이 대거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는 후분양 단지로 오는 10월 20일까지 잔금 납부와 입주를 마쳐야 한다. 높은 당첨 가점 커트라인에 부정 청약 의혹이 제기되자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나서겠다고 한 점도 당첨 포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양관계자는 전했다.

잔여물량은 예비 당첨자들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청약을 진행할 때 부적격 당첨자 등이 나올 것을 대비해 공급물량의 500%를 예비 당첨자로 뽑는다. 때문에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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