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 속에서 자라나는 강인함

입력
2024.08.2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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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신문과 방송에서 많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격랑’이다. 미국 대선이 혼돈과 격랑 속에 빠져들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격랑이라는 한 단어로 축약된다. 또한 남북관계는 끝없는 긴장 상태에 있으며 여야는 끝 모르는 대치 속에 갇혀 있다. 원래 ‘격랑’이라는 단어는 거칠고 사나운 파도라는 뜻으로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마침 지난주 부산 송정 앞바다에서 격랑을 맞았다. 제주도와 중부 지역에 큰비를 몰고 온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송정 앞바다도 거칠어졌다. 세찬 바람과 사나운 파도가 해안가를 덮치면서 쉴 새 없이 격랑이 몰아쳤다. 거센 파도는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암초를 단숨에 삼켰고, 해안가에 널린 자갈들은 파도에 몸을 싣고 서로 부딪히고 굴러다녔다. 한참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격랑의 한가운데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찌하랴, 격랑도 우리 삶의 한 부분인 것을. 정말 중요한 것은 격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자세로 맞이하느냐가 아닐까. 격랑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면 어느샌가 우리는 더욱 강해져 있을 것이다. 격랑은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단련시킨다. 휘몰아치는 바람 앞에서 마음을 달리 먹으니, 갑자기 성난 파도도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볼 용기가 생겼다.


왕태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