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 선거 전략이 일부 공개됐다. 선거 캠페인 총괄책임자에 의해서다. 현재 해리스 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상승세이지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해리스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젠 오말리 딜런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 행사가 열린 일리노이주(州)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 근처에서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주최한 대담에 참석해 질문에 답했다.
딜런 위원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일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공략할 경합주로 남부 조지아와 네바다를 거명했다. 그는 “백악관으로 가는 확실한 길은 없다. 지지율이 개선됐다는 이유로 승리감에 도취돼서는 안 된다”며 “투표율과 유권자 등록률 높이기에 꾸준히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 양극화가 워낙 심해 초박빙 선거가 될 게 분명한 데다 트럼프의 결집력을 경시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캠페인 과정에서 부각할 핵심 의제는 ‘생식의 자유’다. 딜런 위원장은 “부통령은 생식 자유가 성별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 생각한다”며 “임신중지(낙태)뿐 아니라 시험관 아기, 피임도 논의 가능한 주제”라고 말했다.
지도자상은 초당파적 포용이 가능한 ‘국민 대통령’으로 설정했다. “부통령의 정책은 트럼프의 정책과 대조적으로 미국 국민에게 중요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게 딜런 위원장 소개다. 급진적 진보주의자라는 인상을 완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그는 또 전당대회 마지막 날(22일) 이뤄지는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직 수락 연설이 대략 어떤 내용일지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부통령이 누구인지는 알아도 해리스 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전당대회는 가장 좋은 부통령 소개 기회다.
연설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강조할 것은 흑인 여성 정체성보다 중산층이라는 경제 계층과 그것을 배경으로 그가 살아온 이력이라는 게 딜런 위원장 얘기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이기 이전에 중산층 시민으로서의 경험”이라며 “연설 무대에서 생애 이력과 가치관, 어떤 종류의 지도자가 될 것인지 등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경선에 따른 노출 없이 기존 후보 사퇴에 의해 깜짝 등장한 해리스 부통령을 숨겨진 인물에서 영웅으로 변신시키는 것도 선거 전략 일환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익명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해리스 부통령이 수락 연설에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거의 알지 못하는 국민을 상대로 본인을 소개하는 게 목표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파괴할 공산주의자 등으로 자신을 멋대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그게 굳어지기 전에 선수를 치겠다는 의도도 있다고 신문은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