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길상 한기대 총장 "전국 2위 취업률 비결은 실사구시"[한국초대석]

입력
2024.08.29 04:30
고용노동부 설립 전국 거점 국책대
매년 80% 이상 취업률 기록... '쑥쑥'
온라인 직업 훈련에 1500만명 참여

학령인구 감소로 전국의 지방대학이 ‘소멸’을 걱정하지만, 충남 천안 소재 한국기술교육대학교(한기대)는 예외다. 10명 중 8명이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하니, 입학하려는 학생이 전국에서 몰려든다. 유길상 한기대 총장은 “취업자 절반 정도는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공기관 같은 소위 ‘괜찮은 직장’에 들어간다”며 “지난해 수시 경쟁률이 7.93대 1로 전년도(6.34대 1)보다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는 우수 인재 유인에 따른 취업률 추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 33년 전 고용노동부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공학기술자 육성’을 목적으로 설립한 한기대를 명실상부한 ‘직업·기술 교육 중심의 국책대학’으로 키워내고 있는 유 총장을 지난 23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즘 졸업 전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된다. 비결은 무엇인가.

“실사구시 교육이념에 따른 우리만의 교육 과정이다. 덕분에 졸업생들은 각종 산업현장에 투입되면 경력직처럼 일을 척척 해낸다. 기업들이 가장 높이 평가해 주는 대목이다. 2022년 말 기준 취업률 80.3%를 기록했다. 전국 4년제 대학(졸업생 500~1,000명 기준) 중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교육 과정이 어떻기에 기업들이 한기대생을 그렇게 선호하나.

“교육 과정이 이론 50%, 실습 50%로 구성돼 있다.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선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믿는다. 여기에 이들을 가르치는 교수진도 산업체 경력 3년 이상이 안 되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 빠르게 변하는 현장의 최신 기술과 동향 파악을 위한 현장연구학제, 전 세계 산업계 흐름을 반영해 2년마다 업데이트되는 교육과정도 우리 대학의 자랑이다.”

-학생들의 실무 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나.

“기업과 연계한 장기 현장실습 과정이 한 예다. 국내외 기업과 공공기관과 협약을 맺고 졸업 전 6개월가량 현장에서 실습을 받도록 한 제도다. 매년 400여 명이 참여한다. 졸업생(900여 명)의 절반이 이 과정을 마치는 셈이다. 이 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의 취업률은 84.5%로, 학교 평균 취업률(80.3%)을 상회한다.”

-세계 유일의 평생직업능력개발 허브라는 수식어도 따라붙는다. 무엇 때문인가.

"온라인평생교육원의 스마트직업훈련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직업훈련과 보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사물인터넷·빅데이터 등 2,000여 개의 온라인 학습콘텐츠를 개발,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평생교육원생은 물론 중소기업과 대기업 재직자들로 그 대상을 확대하면 3,800여 기관 및 기업의 누적 이용자 규모가 1,500만 명에 달한다. 국내 각종 산업 현장 근로자들의 직무능력 향상에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작년에 문을 연 최첨단 실습관도 회자된다. 어떤 시설인가.

"공학 교육 및 연구시설인 다담미래학습관이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지능형 로봇·2차 전지·수소연료전지 등 11개의 최첨단 실험·실습 시스템을 갖췄다. 규모나 장비 면에서 국내 유일의 최첨단 기술 학습장이다. 특히 이 시설은 외부에 개방돼 더 인기가 있다.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과 기업 재직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

-지난달 학생들과 나선 국토대장정이 눈길을 끈다.

"학생들이 제주 올레길을 8박9일 동안 걷는 국토대장정에 나섰는데, 첫날 약 15㎞를 함께했다. 90여 명의 학생들과 걷고 토론하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취임하면서 '학생 감동대학'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그 일환이다. 교직원은 물론, 학생과도 소통해야 학교가 발전한다.”


윤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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