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에 불법 촬영 적발되자 "죽어버린다" 협박... 경찰에 체포

입력
2024.08.21 15:00
18일 유튜버 '감빵인도자' 영상
지도 보는 척 촬영하는 범인 모습
"검정 가방 주의"…적발 노하우 화제

놀이공원에서 교복 입은 여성만 노려 불법 촬영을 하던 남성이 유튜버의 신고로 경찰에 현장에서 체포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놀이공원에서의 불법 촬영 범죄가 잇따르면서 '불법 촬영범 적발 노하우'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불법 촬영범을 적발해 경찰에 인계하는 콘텐츠를 촬영하는 유튜버 '감빵인도자' 채널에는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의 한 놀이공원에서 불법 촬영범을 검거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검은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 검정 가방을 멘 남성이 여성들 옆에 서서 불법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남성은 가방끈을 잡는 척하면서 휴대전화의 후면 렌즈가 여성들을 향하도록 방향을 바꿨다. 이후 놀이공원 지도를 보는 척 서성거리며 촬영을 지속했다.

이를 목격한 유튜버가 남성을 불러 세운 뒤 휴대폰을 보여달라고 요청하자 남성은 "찍은 적 없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이후 휴대폰을 두고 실랑이하던 남성은 갑자기 태도를 바꿔 "내 인생 끝난다. 한 번만 봐 달라", "나 죽을 거다"라고 협박했다. 통하지 않자 "하라는 대로 하겠다, 100만 원 주겠다"며 애원하고 "(성욕을) 풀 데가 없었다"고 변명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남성의 휴대전화를 확인한 뒤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22년 7월 검거됐고, 같은 해 11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송치됐다.

'놀이공원에서 불촬범 적발 노하우'까지

놀이공원에서의 불법 촬영 범죄는 반복되고 있다. 2021년 11월엔 10대 고등학생이 같은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 대기 줄 앞에 선 여성을 불법 촬영했다 적발됐고, 2022년 4월에도 이 놀이공원 안팎에서 여성 50여 명을 몰래 촬영한 20대 남성이 검거됐다. 올해 6월 15일엔 10대 남학생이 이곳에서 불법 촬영을 하다 적발돼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비슷한 범죄가 반복되자 이 유튜버는 '놀이공원에서 불법 촬영범을 적발하는 노하우'까지 공유했다. 유튜버는 △카메라 렌즈가 티 나지 않도록 검정 가방을 메고 혼자 돌아다니거나 △자리를 옮기면서까지 교복 입은 여성 옆을 쫓아다니거나 △놀이기구 대기 줄에서 여성 뒤에 서서 휴대폰이나 가방을 여성의 하반신에 가져다 대는 등의 행동을 하는 사람을 주의 깊게 봐달라고 전했다.

장수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