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음식" 외국인에 유통기한 3주 지난 빵 판매한 카페

입력
2024.08.16 15:40
유튜버 닉 케이, 자전거 여행 중 영상
8월 5일에 7월 15일 기한 빵 판매
닉 케이 "여긴 그냥 지나쳐도 된다"
카페 측 "유통기한 못 봐… 너무 죄송"

한 외국인 유튜버가 강화도 카페에서 유통기한이 3주나 지난 빵을 구매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카페 측은 실수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한국 여행 중인 외국인 유튜버 '닉 케이(Nick K)'는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인천 강화군 자전거 여행기 영상을 올렸다. 닉 케이는 2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했다.

강화군 한 카페서 냉동 맘모스빵 구매

그는 자전거를 타고 인천 강화군 강화광성보 인근을 지나다 한 카페를 발견하고 키오스크에서 무언가를 주문했다. 그러나 해당 카페는 당시 무인카페로 운영 중이어서 아무도 없었다. 닉 케이는 결제 영수증만 받아든 채 근처 다른 갤러리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한 뒤 그곳을 나섰다.

이후 영상은 닉 케이가 앞서 들렀던 카페로 되돌아와 맘모스빵과 음료를 마시는 장면으로 전환됐다. 닉 케이는 당시 키오스크에서 맘모스빵을 주문했으나 아무도 없어 근처 다른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한 뒤 다시 돌아왔고, 우연히 카페 업주를 만나 뒤늦게 빵을 받아든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게 내가 주문한 거다. 키오스크 번역에서 이게 맘모스빵이라고 했다. 맘모스빵이 뭔지 모르겠지만 한번 먹어보겠다"며 먹기 시작했다. 그가 빵을 한 입 베어 물자 크림으로 추정되는 액체가 흘러내렸다.

그는 "냉동이었다. 그녀가 냉동고에서 꺼내는 걸 봤고, 전자레인지에 약간 돌렸다"며 "딱딱하고, 신선한 베이커리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유통기한 3주 지난 제품… 유튜버 "최악 음식"

재차 한입을 먹은 후 "엉망이다. 안에 얼음이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맘모스빵 함께 먹지 말라. 그러나 나는 배고프고, 나는 뭔가 먹어야 한다"며 어쩔 수 없이 먹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영상 상단에는 한글과 영어로 '지금까지 한국에서 먹은 것 중에 가장 최악이야'라고 적혀 있었다.

닉 케이는 "이것 좀 보라. 7월 15일까지다. 오늘 5일인데 그녀가 유통기한 지난 걸 팔았다. 옆 가게를 가고, 여긴 그냥 지나쳐도 된다"고도 말했다. 맘모스빵 겉면엔 '2024년 7월 15일까지'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이 영상이 공개된 이후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판매한 카페를 향한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유튜브 댓글엔 "유통기한 지난 빵을 팔다니 불법 아니냐. 군청 단속하시라", "한국인으로서 진짜 화가 난다. 폐기 처분돼야 할 쓰레기 음식을 돈을 받고 파냐", "만약 내가 그 음식 받았으면 식약처에 바로 신고했을 거다", "빵을 냉동해놓고 해동해서 파는 것도 어이가 없는데, 포장지 전면에 유통기한이 크게 박혀있는데 그걸 그냥 판다" 등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이 카페는 오픈한 지 1년 정도 된 '신상 카페'였다. 이전까지 포털사이트에서 정보가 표출됐으나 지금은 정보가 삭제돼 검색조차 되지 않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도 폐쇄된 상태다. 이를 두고 누리꾼 사이에선 업주가 책임을 회피하고 잠적했다며 비판이 더 거세지기도 했다.

카페 측 "유통기한 못 보고 판매… 너무 죄송"

업주는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판매한 것은 유인카페를 무인카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또 유튜버에게는 사과하고, 보상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무인카페 관계자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영업난에 바리스타까지 그만 둬 무인카페로 전환하면서 더 이상 빵을 안 팔려고 했는데, 주문이 됐길래 한 개 남은 맘모스빵을 발견해 손님에게 제공했다"며 "냉동제품인데 유통기한이 그렇게 짧은지 몰랐고, 포장지에 적혀있는 유통기한도 보지 못했다. 일부러 판매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한국에 사는 분이라면 찾아가서 죄송하다고 하고 보상이라도 하고 싶은데, 사과드릴 방법이 없어서 사과를 못 드렸다"며 "악성 댓글이 달려 무서운 마음에 SNS를 닫았는데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관할군청은 현장점검을 나간 뒤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행정처분 하겠다는 입장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군에 아직 민원이 접수된 것은 없지만, 논란이 제기된 만큼 오늘 중 현장조사를 나갈 예정"이라며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판매한 곳이 맞는지, 현재도 이렇게 판매 중은 아닌지 등을 점검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