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채 상병 특별검사법’과 관련해 “제3자 추천안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공개 제안했다. 박 직무대행은 “일주일에서 열흘이면 결단을 내리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라며 한 대표를 압박했다.
박 직무대행은 1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 대표가 집권여당 대표답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서 특검안을 신속하게 제출해주길 바란다”며 “열린 자세로 토론과 협의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채 상병 특검 찬성 여론이 70%에 달한다고 언급한 그는 “국민 절대다수가 지지하고 있는 특검법을 추진하는 것을 정쟁이라고 하는 것은 억지”라며 “특검은 필요하다고 하면서 특검안은 내놓지 않고, 야당이 내놓은 안은 무조건 반대하는 행태야말로 모든 것을 정쟁으로 몰고 가자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이 이미 두 차례 ‘거부권 행사-재표결-폐기’ 수순을 밟은 상황에서 수사 대상에 김건희 여사를 포함한 세 번째 특검법을 내놓았다. 우선 더 강력한 법안을 내놓았으니, 한 대표가 대안을 제시하면 협의가 가능하다는 게 박 직무대행의 입장이다. 박 직무대행은 “한 대표가 시기를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데, 지금 단독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한 대표의) 퇴로, 용기를 막는 것”이라며 “아쉬운 것은 제안은 했지만 구체적인 것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직무대행이 제시한 ‘데드라인’은 열흘이다. 그는 “한 대표가 결단을 내리고 법안을 내놓은 뒤 합의가 이뤄진다면 정기국회 이전에라도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마냥 기다릴 수는 없으니, 일주일에서 열흘이면 결단을 내리는 데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직무대행은 내년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 "개인적으로는 예정대로 시행하는게 맞지만, 납세자들이 주장하는 몇 가지 문제들에 대해 보완하는게 적절하지 않은가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반기 단위로 설계된 신고 주기를 연단위로 고치고, 금융투자 소득 발생 시 부양가족 제외 문제를 예외로 하는 등의 보완책을 제시했다.
박 직무대행은 "금투세가 도입되면 외국에 투자한 이익과 국내에서 본 손실이 합산돼 세금이 줄어들고, 올해 본 손실을 그 다음에 이익봤을 때 통산하는 제도도 있다"며 "소액 투자자나 중산층, 직장인은 합리적으로 절세되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대표를 향해서도 "채 상병 특검법을 잘 처리하고 나면 금투세 관련해서도 한 대표 제안대로 토론회도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상속세 개편안에 대해서는 "최고세율 조정은 큰 부자들에게만 적용된다"며 "중산층 세 부담을 줄여주는 합리적 조정은 검토될 수 있으나, 소수의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정부안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