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뉴라이트 잘못된 거라 생각 안 해" 위안부 문제엔 "사상의 자유"

입력
2024.08.15 10:08
14일 과방위 '방송장악 2차 청문회'
편향성 지적엔 "공영방송 장악할 생각 없어"
'올해 몇 회 광복절이냐' 묻자 "모욕적 질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14일 "뉴라이트가 개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역사관이 편향됐다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에 "대한민국에선 모든 사람이 사상의 자유, 생각의 자유가 있다. 여러분들과 같은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렇게 답했다.

청문회에서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위원장이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을 비판한 MBC 제3노조의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고, 이 성명엔 MBC뉴스에 대한 비판도 들어있다고 언급하며 방통위원장이 편집에 개입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냐고 물었다.

이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뉴라이트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지만 공영방송을 장악할 생각도 없다. 현재 MBC가 제 생각에 따라 편집을 바꾼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면서 "MBC 제3노조 성명 공유는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그 주장이 상당히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해 공유했다"고 답했다.

'일본군 위안부'에 강제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사상의 자유를 내세워 답변을 피했다. 이 위원장은 "사상의 자유, 생각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 계신 분들과 생각이 같거나 다르다고 해서 (대답을 강요받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올해 광복절이 몇 주년인지를 묻는 말에도 이 위원장은 "지금 광복절, 건국절 관련해 말씀하시기 때문에 그 문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마치 초등학생에게 질문하듯이 몇 회 광복절이냐, 그런 질문을 모욕적으로 느꼈다"고 항의했다.

이 위원장은 대전 MBC 사장 재직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계속 불거지는 것에 대해선 "사흘 청문회 동안 터무니없는 인신 모독성 비난을 견딘 건 모두 업무용으로 사용했다는 나름의 자부심 때문이었다"며 "현재 대전 유성경찰서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이 위원장은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의 구절을 인용해 "여기서 느끼는 게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몇몇 동물은 더 평등하다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고 맞받았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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