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 동상, 7년 만에 시민 품으로

입력
2024.08.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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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이전하다 2017년부터 창고에
문화공원에 둥지… 광복절 15일 제막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지낸 울산 출신 고헌 박상진 의사(1884~1921)의 동상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울산시는 광복절인 15일 오전 달동 문화공원에서 고헌 박상진 의사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제막식에는 김두겸 울산시장, 김종섭 시의회 의장 직무대리 등을 비롯해 박상진 의사 증손인 박정훈, 박필훈씨가 참석했다.

박상진 의사 동상은 1982년 울산청년회의소가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옥교동 JC동산에 건립했다. 1998년 태화강변 도로 확장 공사가 진행되면서 동상은 북정공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북정공원은 울산시립미술관 부지로 편입됐고, 동상은 재개발 구역(B04)에 들어서는 중구 역사문화공원으로 옮기는 것으로 결정돼 2017년부터 임시 보관 조치됐다. 그러나 재개발 공사 기간이 연장되면서 동상은 자리를 찾지 못한 채 7년간 창고에 보관돼 왔다. 이에 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해 달동 문화공원 내 울산항일독립운동기념탑 인근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의 동상을 시민들과 더 가까운 달동 문화공원으로 이전하게 됐다”면서 “이번 동상 이전을 계기로 독립운동 정신과 보훈 문화가 더욱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상진 의사는 1884년 울산 북구 송정동에서 태어났다. 1910년 양정의숙을 졸업한 뒤 법관 시험에 합격해 평양재판소 판사로 발령났으나 “독립운동가를 내 손으로 단죄할 수 없다”며 임용을 거부했다. 1916년 노백린, 김좌진 등과 함께 국내 최대 독립군 단체인 대한광복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항일투쟁을 벌이다 체포돼 1921년 8월 11일 37세의 나이로 순국했다.



울산=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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