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침해' 논란 컸던 학생 만족도 조사, 서술형 문항 폐지한다

입력
2024.08.14 14:30
교육부, 교원능력개발평가 개편안 발표
다면평가 도입, 학생인식도조사로 개편
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학교 평가로 대체

교사에 대한 비방·모욕성 답변으로 교권 침해 논란이 일었던 학생 만족도 조사의 서술형 문항이 내후년부터 폐지된다. 학부모 대상 교사 만족도 조사는 학교 평가로 대체된다.

교육부는 14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교원 평가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교사 실적을 평가한다는 관점에 바탕한 기존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폐지하고, 교사 역량 개발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교원역량개발지원제도(가칭)로 재설계하는 게 골자다.

서술형 평가 사라져... 학부모 조사도 학교 평가로

우선 연말에 제출된 실적 자료 중심으로 이뤄지던 동료교원 평가가 과정 중심의 다면평가로 개편된다. 학년 초인 2월에 교사별로 직무수행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3~11월에 걸쳐 교원 간 교류·협력을 통해 관찰된 바를 12월 다면평가에 반영하는 식이다.

교사 평가에 초점이 맞춰졌던 학생 만족도 조사는 배움·성장에 주목하는 학생인식조사로 바뀐다. 특히 교육 당국은 교사에 대한 무분별한 표현으로 문제가 됐던 서술형 평가란을 폐지하기로 했다. 다른 문항 역시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활발하게 질의응답을 하신다' 등 직접적으로 교사를 평가하던 방식에서 '선생님의 질문으로 수업에 호기심이 커졌다'와 같이 교육 활동과 그에 따른 성장 수준을 묻는 방식으로 개선된다.

객관성 시비가 잦았던 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학교 평가로 대체된다. 고영종 교육부 교원학부모지원관은 "현행 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학부모가 학교 방문 활동을 많이 해야 평가가 제대로 되는데, 사정상 그렇지 못한 학부모는 학생 얘기만 듣고 교사를 평가하게 돼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다"고 개편 이유를 설명했다. 교육과정 운영에 학부모 의견이 배제될 수 있다는 반론에는 "학부모 대상 공개 수업을 확대하고 상담을 활성화해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원능력개발평가가 폐지되면서 해당 평가 결과와 연계돼 있던 능력향상연수도 폐지된다. 대신 교원 진단결과와 연계한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연수 추천과 학습연구년제가 확대된다. 이 같은 개편안은 유치원 교원능력개발평가에도 동일한 방향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날 서울 용산구에서 교원 평가 개편 의견 수렴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고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교육부는 추가 보완을 거쳐 9월 중 개편안을 전국 시도교육청 및 학교에 안내할 계획이다. 개편안은 현장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년 다면평가 시범사업을 거쳐 2026년부터 본격 적용된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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