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 동반 상승에... 7월 수출입물가 두 달째 올랐다

입력
2024.08.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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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효과 제외한 수입물가도 상승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때문
수입물가 오름세 강화 단정은 일러"

수출입물가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더해, 중동 지정학적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13일 한국은행이 낸 '7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한 143.2(2020년=100)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원유 등 광산품(0.6%)과 나프타 등 석탄 및 석유제품(0.8%)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컸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6월 배럴당 82.56달러에서 지난달 83.83달러로 1.5% 상승했다.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도 상승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문희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국제유가가 상승한 영향"이라고 부연했다. 반도체 가격이 뛰면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0.9%) 수입물가가 오름세를 지속했고, 자본재와 소비재도 원·달러 환율 영향으로 0.3%씩 올랐다. 월평균 환율은 6월 1,380.13원에서 지난달 1,383.38원으로 0.2% 상승했다.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도 환율과 국제유가 영향을 받아 전월 대비 0.7% 상승한 133.81로 나타났다. 농림수산품(-3.1%)이 큰 폭 내림세를 보였지만, 반도체 등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1%), 휘발유·경유를 포함한 석탄 및 석유제품(0.9%) 등 공산품(0.7%)의 영향으로 수출물가가 오름세를 지속했다는 설명이다.

수출상품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더 크게 상승하며 13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수출가격 상승률은 5.2%, 수입가격 상승률은 2.7%로 나타났다.

유가는 당분간 수출입물가의 중요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이란-이스라엘 전면전 위험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이달 들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침체 우려가 한풀 꺾인 뒤 상승폭도 확대되고 있다. 간밤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영국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3%가량 급등했다. 이 팀장은 다만 공급 요인으로 인해 수입물가 오름세가 강화됐다고 단정하기에는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