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종교적 색채가 가장 옅은, 즉 세속적인 국가로 조사됐다.
13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08~2023년까지 전 세계 102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종교 관련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종교 색채가 강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세네갈, 말리, 탄자니아, 르완다, 잠비아 등에서는 90% 이상의 성인이 ‘종교는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중남미와 중동 지역 국가도 종교 몰입도가 강했다. ‘매일 기도한다’는 답변이 이라크 87%, 과테말라ㆍ파라과이 81%, 코스타리카 78% 요르단 77% 등으로 높았다. 퓨리서치센터는 “‘종교가 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종교의식(기도 등) 회수가 어느 정도인지’를 토대로 간접 추정했다”면서 “또 일부 종교가 실천하는 식단 조절 참여도(채식주의 등) 등을 참고로 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는 국가별로 편차가 컸다. 인도네시아는 ‘종교는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답변 비율이 98%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또 파키스탄(95%) 스리랑카(92%) 말레이시아(85%) 인도(84%)도 80%를 넘었다.
퓨리서치센터는 세계에서 채식주의자가 가장 많은 인구 대국 인도를 주목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엄격한 식단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한 인도 자이나교도들의 경우, 92%는 채식주의자였고, 67%는 뿌리채소(감자 양파 마늘 등)를 먹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인도 성인의 50%는 식단이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과는 함께 식사하기 어려워했다”고 덧붙였다. 자이나교는 뿌리는 큰 생명을 담고 있는 존재로 인식, 뿌리채소를 먹지 않는 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태국의 매일 기도율은 30%, 캄보디아 22%, 베트남은 20% 수준에 머물렀다.
유럽은 종교 몰입도가 낮은 편이었지만, 동유럽과 서유럽의 분위기가 달랐다. 아르메니아(56%) 조지아·루마니아(55%) 크로아티아(41%) 아제르바이잔(39%) 등 동유럽은 대체로 종교가 삶에 중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서유럽은 그리스(57%) 외엔 스페인(22%) 이탈리아(21%) 네덜란드(20%) 노르웨이(19%), 프랑스·독일(이상 13%) 핀란드·영국(이상 10%), 덴마크(8%) 등 낮은 수치가 나왔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대만 등 동북아시아는 종교 색채가 가장 옅었다. ‘종교는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질문에 한국은 응답자의 17%, 대만은 12%만이 동의했다. 일본은 단 6%로 세계에서 가장 낮았다. ‘매일 기도한다’도 한국(21%) 일본(19%) 대만(17%) 순이었다. 퓨리서치센터는 “홍콩 역시 13%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