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난카이 해곡 대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주의 정보가 발령되면서 우리나라 남해안 지역도 건물의 내진 성능을 점검하는 등 경계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공학과 교수는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난카이 해곡 대지진 가능성에 대해 "난카이 해곡에서 도카이 지역은 향후 30년 이내 지진 발생 확률이 80%가 넘는다"면서 "80%는 거의 발생한다는 숫자나 마찬가지"라며 "도카이 지역뿐만 아니라 난카이 해곡 일대 전체가 그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강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발생한 미야자키현 지진 이후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지진 주의)'를 사상 처음으로 발표했다. 난카이 해곡은 수도권 서쪽 시즈오카현에서 규슈 동쪽 태평양 연안 사이의 깊이 4,000m 해저에 위치해 있다. 지구 지각의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이 만나는 지점으로, 이 지역에서 100~150년 주기로 대지진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홍 교수는 특히 만에 하나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이를 우리나라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된다며 대비 태세를 주문했다. 그는 "(우리나라) 남해 연안에서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7.1 지진에 의해 최대 지진동(지진으로 인해 일어나는 지면의 움직임) 크기가 1cm 정도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만약에 이곳(난카이 해곡)에서 규모 9.0 지진이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이는 규모 7.1보다 1,000배 정도 더 큰 지진이고, 발생되는 지진동의 크기는 한 30배 정도 크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론적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1㎝ 정도 흔들렸던 것이 30㎝로 커진다는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일본에 적용되는 (건물) 내진 성능보다는 낮은 정도의 내진 성능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30cm 정도 흔들림은 실제로 건물에 상당한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2011년 동일본 대지진보다도 더 큰 피해를 낼 수 있다는 게 홍 교수의 예상이다. 동일본 대지진의 규모는 9.0으로, 사망자만 1만9,000여 명에 달했다.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정부가 조사를 해 보니, 지금까지는 도카이, 도난카이, 난카이 지역에서 지역을 바꿔가면서 규모 8 초반대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어쩌면 이 세 지역이 일순간에 연쇄적으로 부서지면서 초대형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난카이 해곡 대지진을 설명했다. 이어 "그 지진 규모는 규모 9.0에 이르는 큰 지진이 될 수 있는데, 이는 동일본 대지진과 규모가 거의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난카이 해곡 지역은 산업과 인구 밀도가 보다 더 높은 지역이고, 지진이 발생하는 위치가 (동일본 대지진 당시와 비교해) 해안가와 더 가깝기 때문에 지진동이 훨씬 더 클 것"이라며 "그래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