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가 대선 전략 관련 문건 등을 해킹 당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는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다.
매체는 지난달 22일부터 신원을 밝히지 않은 인사로부터 수주간 트럼프 캠프 내부 문건이 첨부된 이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캠프가 지난달 15일 JD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을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기 전, 그의 과거 이력 및 발언을 검증하며 작성한 문건이 대표적이다. 271쪽 분량 문건에는 밴스 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발언 목록이 ‘잠재적 취약성’이라는 제목으로 분류돼 있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밖에 익명 인사는 폴리티코에 캠프가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조사했던 자료도 폴리티코에 보냈다. 루비오 의원 역시 공화당 부통령 후보군 중 한 명이었다. 또한 이 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법정 문건과 기타 캠프 내부 대화 자료도 갖고있다”고 주장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캠프에서 유출된 문건을 이 익명 인사가 폴리티코에 전달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캠프 내부 문건을 어떻게 확보했냐는 폴리티코 질문에 이 익명 인사는 "어디서 문건을 구했는지 궁금해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며 "이 질문에 답하면 내가 노출되고 폴리티코도 이 내용을 보도하는 게 법적 제한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도 해킹 사실을 인정했다. 스티븐 청 캠프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에 적대적인 ‘외국 정보원들’이 불법으로 문건을 확보했다”면서 "올해 선거를 방해하고 우리의 민주적 절차에 혼동을 일으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지난 6월 미 대선후보 등을 상대로 해킹을 시도했다는 마이크로소프트 조사 보고서를 인용하며 "이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이란의 공포 통치를 끝낼 것임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킹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