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 "안세영 밀착 지원한 건 분명"... 배드민턴협회 두둔

입력
2024.08.09 11:30
부상 오진 및 트레이너 동행 등 쟁점
라디오 인터뷰서 협회 입장 지지 발언
금메달 역대 최다 성적 동률 관련해선
"해병대 훈련 통해 끈끈해진 덕" 발언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과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선수 지원 등에 대한 견해 차를 보인 가운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협회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협회가 안세영에게 (다른 선수들보다) 더 밀착 지원을 한 건 분명하다"면서 "올림픽이 다 끝나고 나면 안세영과의 면담을 통해 하고 싶은 얘기를 자세히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①무릎 부상 오진 논란 ②개인 트레이너 올림픽 동행 불발 ③안세영 개인 자격 출전 여부 등 주요 쟁점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우선 이 회장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부상을 입은 뒤 오진을 받은 것과 관련해 "보고서를 보면 관리를 나름대로는 충분히 했고, 자기공명영상(MRI)이라든지 또는 제3병원(에서의 치료를) 다 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상 뒤 대회 출전 "안세영이 '괜찮다' 했다"

안세영이 부상을 입은 뒤에도 원치 않는 출전을 해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배드민턴협회 측은) '오히려 몸을 좀 더 보호해야 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했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해서 나갔다"면서 "그런 상의 과정이 담긴 메시지가 다 있다"고 강조했다.

안세영의 개인 트레이너가 올림픽까지 동행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 이 회장은 "트레이너가 임용 기간이 올 6월 30일까지라서 올림픽에 나갈 수가 없는데, 안세영이 트레이너와 (올림픽에) 가고 싶다고 해서 2개월을 연장해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림픽에 다녀온 뒤에 재고용 절차를 밟자고 했는데, 트레이너가 연 단위로 연장 계약을 정식으로 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또 "(트레이너가 요구한) 조건은 들어줄 수 없는 조건이었다"면서 "공고를 내고 공모를 해야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배드민턴협회는 이 사안과 관련해 입장문을 통해 "올림픽 종료 시까지 계약 연장을 제안했으나, 트레이너가 파리행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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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또 안세영이 대표팀을 떠나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앞서 배드민턴협회는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선수가 국제대회에 출전할 경우 '국가대표 활동기간 5년, 여자 선수 연령 만 27세' 규정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만 22세다. 이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이나 또는 세계선수권을 못 나간다"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난민으로 인정했거나, 전쟁국이라서 순수하게 선수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로 나가는 경우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안세영이 협회와의 불화 끝에 외국으로 귀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 "너무 비약이다"라며 "올림픽 기간 중에 얘기하기에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힘줘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7일 안세영의 발언과 관련해 조사위원회를 꾸려 올림픽이 폐막한 뒤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한체육회는 "안세영과의 면담을 통해 구체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문제가 발견될 시 감사로 전환해 대한배드민턴협회, 국가대표선수촌 훈련본부 등 선수와 관련한 모든 사안을 면밀히 살필 예정"이라고 밝혔다.

5개 목표라던 금메달 13개? "해병대 훈련 덕"

한편 우리 대표팀이 파리올림픽에서 당초 예상 성적이었던 금메달 5개를 훨씬 초과해 역대 최다 성적과 동률인 금메달 13개를 수확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금메달 목표 수치는 임의로 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대한체육회 경기력 향상위원회에서 스포츠 역학, 운동생리학 전문가들이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높이고 낮추고 할 수가 없다. 데이터와 자료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2일에도 "파리올림픽 성적 예측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히면서 "지난해 해병대 훈련 등을 통해 여러 종목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사이가 끈끈해지면서 '원 팀 코리아' 문화가 생긴 것이 기대 이상의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요즘 선수들이 새벽 훈련을 안 하려고 한다"면서 선수촌 입촌 전 해병대 극기훈련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국가대표 선수 400여 명이 해병대에 입소해 2박 3일간의 극기훈련을 받았다.


이현주 기자